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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보다 비싼 종자, ‘씨앗’이 미래를 바꾼다

‘2019 국제종자박람회’가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전북 김제 민간육종단지 일원에서 열린다. ‘씨앗, 미래를 바꾸다’라는 주제로 올해 3회째를 맞이한 국제종자박람회는 우리 품종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국내 유일의 종자분야 박람회이다.


지난해 박람회에는 61개 종자기업과 종자산업 전후방 기업이 참가했고 4만2000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갔을 만큼 산업박람회로서의 면모를 갖춰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올해 박람회는 종자 기업 뿐 아니라 종자 관련 전·후방 산업 관련 기업까지 참여 범위를 확대하고, 해외바이어 초청 및 수출 상담 부분을 강화했다.


세계 종자 산업은 370억 달러(2016년 기준)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약 1.5배 성장하며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각광받고 있다. 종자는 ‘농업의 반도체’라 할 정도로 기술과 자본이 집약된 결정체다. 온 세계가 우량종자 개발과 유전자원 확보에 사활을 걸고 총성 없는 종자전쟁을 벌이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종자 선진국들은 신품종 개발과 세계 전역의 유전자원 확보에 골몰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정부는 종자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민간육종단지를 조성하고 첨단 연구 인프라를 지원하고 있다. 2020년까지 종자수출 2억 달러를 달성하고 종자강국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다. 세계 종자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시장 점유율은 4억8000만 달러로 고작 1.3%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굴지의 4대 종묘회사들은 이미 지난 IMF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외국 회사로 넘어가 ‘종자 주권’을 잃어버렸다. 무·배추 등 토종 채소 종자의 50%가, 양파, 당근, 토마토의 종자는 80% 이상이 넘어갔다. 청양고추 종자도 몬산토로 넘어갔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외국 기업에 넘어간 우리의 품종이 무려 2000여 개에 이른다고 하니 섬뜩할 일이다. 국내 종자 산업의 국산화율은 26% 선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까지 10년 간 농작물 종자 로열티로 지급한 금액도 매년 140억원씩 총 14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소나 과일을 먹을 때 무심코 지나쳤던 씨앗이지만 금보다 비싼 씨앗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토마토 씨앗 1g에 13만원, 파프리카 씨앗 1g에 9만원, 검은방울토마토 씨앗 1g에 7만 5000원이라니 금값보다 비싸지 않는가. 씨앗은 그 자체로 돈이다.


“농사꾼은 굶어 죽어도 씨 주머니를 베고 죽는다”는 말이 있다. 종자는 생명과 다름없을 만큼 중요하고, 국가 간 분쟁 시 식량 주권과 안보를 지킬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이기도 하다. 우수한 신품종 개발은 하루아침에 되지 않는다. 단기성과에 연연하지 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인 투자와 인력 양성 등 연구 인프라부터 갖춰야 한다. 농산물 시장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원천인 종자 시장 육성이 더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국제종자박람회가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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