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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빈 새만금산업단지 인프라 투자가 최우선

지난 15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새만금개발청 국정감사에서는 새만금의 부실한 투자유치 전략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잇따랐다. 투자양해각서(MOU) 체결 건수는 많았지만 실제 투자로 이어진 사례는 거의 없었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국감자료에 따르면 새만금개발청은 2010년부터 올 9월 말까지 96개 기업과 17조원 규모의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중 입주기업은 17곳(17.7%) 3조9000여억원에 불과하다. 그나마 실제 공장을 가동 중인 기업은 4곳뿐이다. 외국인 투자 실적도 저조하기는 마찬가지다. 11건, 3조8000여억원 규모의 협약 가운데 실제 투자한 기업은 일본 도레이, 벨기에 솔베이, 중국 레나인터내셔널 등 모두 3개사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전북도가 투자를 유치해 넘겨준 일본 도레이사를 빼면 단 2개사에 그쳤다. 새만금 한중산업협력단지의 중국 기업 유치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한중경협단지는 모두 4곳으로 중국에는 산동성 옌타이시, 장쑤성 옌청시, 광동성 후이저우시 등 3곳이 있고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새만금이 있다. 그러나 새만금 한중경협단지 내 실제 입주계약을 체결한 중국 기업은 올 4월 레나인터내셔널이 유일했고 MOU를 체결한 4개의 중국기업은 투자로 이어지지 않고 있으며, 2016년 이후로는 MOU 체결도 전무하다.


투자기업들은 "방조제 빼놓고 30년간 이뤄놓은 게 뭐가 있느냐", "땅값 빼고는 새만금에 눈길을 돌릴 만한 게 없다"고 했다. 가뜩이나 경기침체 상황에서 매립도 안 된 예정용지에 누가 리스크를 걸고 투자부터 하겠냐는 것이다.

인프라 미비로 인해 기업들 관심이 저조한 것은 올 1월 새만금청이 국내 기업 500곳을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나타났다. 전체 설문 응답 기업 500개 중 ‘새만금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는 관심 기업은 103곳으로 전체 응답 기업의 20.6%로 나타났다. 단순 개수로 봤을 때 100여 개 기업이 적지 않은 숫자지만 문제는 이런 관심 기업의 절반이 넘는 51.5%가 부분 ‘인프라가 갖춰진 다음’인 5~10년 후에나 투자 의사가 있다고 밝힌 점이다.


새만금은 이명박 정부 때는 '동북아의 두바이'를, 박근혜 정부 때는 '한중 FTA 무역전진기지'를 각각 비전으로 내세웠지만 모두 중도에 포기했다. 1991년에 착공해 2001년 사업을 완료하겠다던 새만금사업이 28년째 공사 중이다. 현재까지 매립공사가 완료된 면적은 전체 계획부지의 12%에 불과하다. 그 동안 대통령은 여섯 명이나 바뀌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새만금사업도 춤을 추며 ‘정권 놀음의 장’으로 변했다. 단군 이래 최대 간척사업으로 불리는 새만금은 지금까지 화려한 청사진만 난무할 뿐 온통 상처투성이로 얼룩져 있다. 전북도민들에게 새만금지구는 그야말로 ‘희망 고문’의 전형이다.


지금은 국내 기업들조차 해외로 나가고 있는 마당에 새만금에 기업을 유치한다는 것은 더 어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도로·항만 등 기본 인프라를 조속히 정비하고, 투자 인센티브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대체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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