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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논문 끼워 넣기 엄벌로 다스려야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대학교수 논문 미성년 공저자 등록 실태조사’ 결과는 대학교수들의 연구윤리 실종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를 여지없이 보여준다. 교육부가 국내 15개 대학 교수의 중고교생 공저자 논문을 특별감사 한 결과 245건이 추가로 확인됐다. 서울대와 연세대 등 15개 대학에서 감사 결과 115건이 적발됐고 감사 대상이 아닌 30개교에서 130건 등 모두 245건의 미성년 공저자 논문이 확인됐다. 2017년부터 실시된 실태조사 결과를 지금까지 종합하면 미성년 공저자 논문은 총 85개교에서 794건이나 됐다.


전북대의 경우 자녀와 지인 등 미성년자를 논문 공저자로 올린 교수들을 조사한 결과 30건의 사례를 확인했다고 지난달 발표한 바 있다. 관련 교수만 10여명에 달했다. 전북대 농과대학 A 교수의 두 자녀는 2015학년도와 2016학년도에 각각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전북대에 입학했으며 '논문 끼워 넣기'가 발각돼 지난달 입학이 취소됐다. A 교수는 자신의 논문 5편에 고등학생이던 자녀들을 공저자로 올렸고, 자녀 1명은 대학에 진학한 후에도 논문 3편에 공저자로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는 전북대 의과대학 교수들이 동료 교수의 자녀를 논문에 공저자로 올려주는 이른바 ‘논문 끼워 넣기 품앗이’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해당 교수들은 자녀들이 자료수집, 영문 번역, 요약본 작성, 참고문헌 조사 등의 기여를 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실제 그런 일을 했는지도 의심스럽다. 대부분 자녀의 대학입시를 위한 스펙 관리 차원에서 공저자로 올렸을 개연성이 높다. 현행법상 미성년자의 논문 작성 참여 행위 자체는 금지돼 있지 않지만, 연구에 기여하지 않은 미성년자를 저자로 표시하는 것은 연구부정 행위에 해당한다. 명백한 범죄행위다. 이런 끼워 넣기는 대학과 학계의 신뢰도에 먹칠을 하는 짓이다. 더욱이 그 연구 결과가 대입전형에 활용되었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입시 부정이자 엄히 다스려야 할 범법 행위다. 학문을 연구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대학교수들은 높은 도덕성과 윤리의식을 갖춰야 한다. 비뚤어진 자식사랑에 눈이 멀어 부정행위를 했다면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런 교수들을 솎아내지 않으면 대학과 학문이 병들게 된다.


교육부는 지난해 실시한 실태조사에서도 10년간 49개 대학의 총 138건의 교수 논문에 미성년 자녀가 공저자로 등록된 것으로 드러나자 해당 논문이 대입에 활용됐는지 여부를 엄정하게 조사한다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엄정한 조사가 이뤄졌는지 의문이다. 대부분은 검증을 해당 대학에 맡기고 징계도 서면 경고, 연구비 환수 등 ‘솜방망이’ 처분만 하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다. 해당 대학들은 철저히 검증하고 응분의 책임을 물어 다시는 이 같은 연구부정행위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논문 검증의 권한이 대학에 있지만 교육부도 검증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관리·감독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된다. 대학에 만연한 연구 부정을 막기 위한 대대적인 혁신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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