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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형 일자리사업 생색내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

최근 일자리 창출이 지자체의 최대 현안으로 부상하면서 곳곳에서 ‘지역 상생형 일자리’ 사업을 쏟아내고 있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고용 절벽 해소를 위해 상생형 일자리 프로젝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과 궤를 함께 한다. 지난 2월 정부가 ‘상생형 지역일자리 모델 확산 방안’을 발표한 이후 각 지자체들이 상생형 일자리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광역단체 11곳, 기초단체 14곳 등 총 25곳이 사업을 진행 중이거나 준비 중에 있다. 지난 24일에는 ㈜명신 군산공장에서 ‘군산형 일자리 상생협약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양대 노총 군산시지부와 5개 전기차 완성차 기업 및 부품기업 노사 대표, 정부 관계자, 군산시민 등 600여 명이 참석했다.


상생형 일자리 모델은 새로운 방식으로 고용창출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고용절벽 시대에 청년실업 문제를 풀고 노사상생을 꾀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개선해 나가는데도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그럼에도 정부와 지자체가 지역 특성에 맞는 독자적인 산업 유치를 고민하기보다 서둘러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치중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단기간에 급조돼 사실상 기업의 단순투자 이상의 의미가 없는 생색내기 일자리에 불과하다는 일부의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금까지 상생형 지역일자리 사업을 발표한 7곳 중 6곳이 자동차 관련 산업으로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동차 관련 일자리 사업을 추진하는 지역은 군산을 비롯 광주, 구미, 울산, 강원, 군산, 부산 등이다. 이는 지자체별 사업을 중간에서 조율하고 효율성을 키울 수 있는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산업부를 비롯해 일자리위원회, 고용노동부, 기획재정부 등이 관여하고 있지만 뚜렷한 컨트롤타워가 없는 실정이다.


이 같은 난맥상이 나타난 데는 법적 근거가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 환경도 일조했다. 상생형 지역일자리에 대한 정부 지원의 법적 근거가 되는 국가균형발전특별법 개정안이 6개월째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사상초유의 고용실험이다 보니 시행착오도 적지 않을 것이다. 지역형 일자리 정책은 거대한 공장이 들어서고 노조와 지자체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다는 점에서 그리 간단치가 않다. 유사시 손실은 커질 수밖에 없고, 이는 고스란히 우리 경제나 자치단체의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대립적 노사관계를 벗어나 새로운 지역 일자리 질서를 바꾼다는 의지로 적극적인 참여를 해야 성공이 가능하다. 중앙 정부의 요구에 단순히 응한다는 방식으로 참여한다면 상생형 일자리 사업은 결코 지속되기 힘들다. 정치적 목적을 떠나 노·사·민·정이 지혜를 모으고 합의를 도출해 모두가 상생하는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해야 진정으로 뿌리를 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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