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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 군산조선소 언제까지 ‘희망고문’인가

오랜 기간 동안 불황의 터널을 지나왔던 한국 조선업계에 햇볕이 들고 있다는 희소식이 들리고 있지만 엔진이 멈춘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앞날은 여전히 안개속이다. 군산조선소가 폐쇄된 지도 벌써 2년 9개월이 지났다. 그 사이 협력업체는 85개에서 18개로, 관련 근로자는 5250명에서 230명으로 크게 줄어든 상태에서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근근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조선업 경기는 지난해부터 회복기에 들어서고, ‘선박 수주 세계 1위 탈환’이라는 소식도 들리고 있지만 군산조선소 재가동은 감감무소식이다. “2년 뒤 조선업계의 상황이 호전된다면 군산조선소를 재가동하겠다”는 현대중공업 최길선 회장의 약속도 잊혀진 듯 하다.


급기야는 군산지역에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를 매각해 업종을 전환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군산시의회는 지난 23일 본회의에서 "현대중공업은 군산조선소를 재가동할 의지가 없다면 차라리 매각 또는 업종 전환을 하라"고 촉구했다. 군산시도 이에 공감하는 입장이다. 강임준 시장은 “군산조선소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한국GM 군산공장을 전북·군산형 일자리로 발전시킨 사례와 같이 군산조선소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현대중공업은 조속한 결단을 내려야한다”고 밝혔다.


정치권도 군산조선소 재가동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 매각 또는 업종 전환을 촉구하며 현대중공업을 압박하고 나섰다. 군산시의회는 지난 23일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조속한 해법 마련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도 군산조선소가 1년 이상 휴업한 상태라 입주 계약해지 대상임을 들어 현대중공업 측에 ‘공장 재가동 촉구 및 시정명령서’를 발송해 압박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은 “휴업 중이 아니므로 입주 계약 해지 대상이 아니다”고 맞서며 양측이 법정 공방까지 벌이게 생겼다. 만약 법정 공방에 들어가면 또 다시 하세월이 될 게 뻔하다.


전북 경제에 직격탄을 안겨준 2가지 요인 중 하나는 새로운 희망을 쐈다. 한국GM 군산공장은 문을 닫았지만 그 자리에 ‘군산 상생형 일자리’ 사업을 통해 미래형 전기차 공장이 들어선다.


이제 남은 하나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문제다. 국내 조선업은 사양산업인 건 분명하지만 친환경선박시대를 맞아 기술력이 뒤쳐진 중국을 제치고 제2의 부흥기를 맞이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선박수주 물량 탓만 하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회사 측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 최선의 방안은 재가동이다. 그러나 더 이상 희망고문은 안 된다. 새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정부와 전북도, 군산시 역시 군산조선소 재활용 방안을 조속히 제시해야 한다. 언제까지 현대중공의의 ‘입’만 쳐다보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군산조선소는 군산항에서는 가장 수심이 깊은 바닷가에 연접한 노른자위여서 여러 기업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산단의 방대한 부지가 장기간 방치되고 있는 것 역시 국가적으로나 지역경제에도 크나큰 손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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