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장의 지위에 있는 전북지역 전직 국회의원들이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돼 줄줄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이들 공기업 수장들 대부분은 내년 총선 출마가 예상되고 있는 민주당의 유력 인사들이다.
차기 남원·순창·임실 선거구 출마가 유력한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그의 가족 회사가 도공이 추진하는 LED 가로등 교체 사업의 핵심 부품 납품을 독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사장이 가로등 교체사업 일감을 가족 회사에 몰아줬다는 내용이다. 이 사장은 “도로공사가 발주한 사업에 해당 업체 부품이 쓰이는 줄 몰랐다”고 해명했지만 영 석연치가 않다.
내년 총선에서 전주병 출마가 유력한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도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공단 직원들이 지난 2일 전주의 한 노인정에 온누리 상품권 100만원을 전달한 것과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공단 측은 "과거에도 포상금을 받아 사회복지관 등에 여러 차례 기부했고 이번에도 부서 포상금의 일부를 기부한 것"이라고 김 이사장과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상품권 전달 과정에서 직원들이 이사장을 거론한 것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 같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에 출마하려는 사람이나 그와 관계있는 회사 직원이 지역구민에게 금품을 주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전주 을 출마가 유력한 이상직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은 지난 설을 앞두고 도내 유력 인사들에게 자신 명의의 명절 선물을 발송했다는 의혹으로 선관위 조사를 받고 있다.
3선의 국회의원을 지낸 최규성 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도 취임 전 한 태양광발전 업체 대표를 지낸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확산되자 중도에 사퇴했다. 그는 친형인 최규호 전 전북교육감 도피생활을 도운 조력자라는 의혹까지 제기돼 도덕적 비난과 함께 검찰 수사까지 받았다.
위에서 언급한 인물들은 모두 김대중?문재인 정권과의 깊은 인연으로 공기업 수장에 올랐다. 논공행상의 적폐인 ‘낙하산 인사’라는 비난 여론도 많았지만, 전북도민들은 “우리나라 공기업 수장이라는 자리가 ‘낙하산’ 아닌 인사가 몇이나 되냐”고 애써 자위하며 이들의 발탁을 반겼다.
그만큼 전북인들의 인물 가뭄에 목말랐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이들에 대한 기대가 컸던 것도 인지상정이다. 그간 공기업들은 각종 인사 비리나 공사 특혜, 적자경영 등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사장이라는 사람들은 ‘낙하산’이라는 부끄러움도 잊은 채 차기 총선 등을 위해 잠시 머물렀다 가는 자리쯤으로 여겨 ‘염불보다 잿밥’이라는 말들이 많았다.
개인의 영달과 사리사욕을 채우는 도구쯤으로 생각해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했던 사례도 적지 않았다. 정치인들의 오만과 독선, 부패와 부정은 이 나라의 숙명인가 보다. 국가 돈으로 자기 배만 채우려는 사람, 공직을 선거운동에 이용하려 하는 사람들은 공천에서 철저히 배제하고 유권자들이 표로 심판하는 일 외엔 달리 방법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