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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체 치적용 ‘묻지마 수상’ 이래도 되나

각 자치단체들마다 단체장들의 치적용 ‘묻지마 수상’에 공을 들이는 건 민선시대 출범 이후 보편화된 현상이다. 이런 현상은 특히 연말이 다가올수록 더욱 심해진다. 연말이면 쏟아지는 자치단체장과 관련된 각종 수상이 단체장 개인의 치적홍보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은 아닌지 의혹의 눈초리가 따갑다.

수상자 선정이나 공모방식, 심사기준도 명확하지 않은데다 해당 자치단체에서 주최 측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대상 수상자로 결정되는 사례까지 있기 때문이다. 일부는 자치단체가 시상에 따른 일정의 광고 등 비용을 해당 단체에 보상하는 조건으로 상을 주고받기도 한다.


경실련이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이 ‘돈 주고, 상 받는 실태’를 전수조사 해 발표했다. 경실련이 지난 4일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내용을 보면, 최근 5년간 지자체 121곳과 공공기관 91곳이 언론사와 민간단체로부터 총 1천145건의 상을 받았다. 지자체와 공공기관은 심사비와 광고비·홍보비 명목으로 상을 준 언론사에 64억여원, 언론사 외 민간단체에 29억여원 등 총 93억여원을 지출했다.


이렇게 받은 상은 지자체를 홍보하는데 활용됐고, 지방선거에서는 '수상 실적'이라며 단체장의 실적으로 포장됐다. 경실련은 “일부 언론사는 시상식 남발할 뿐 아니라 독점하다시피 했고, 정부 부처마저 돈벌이에 이용됐다”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고창군이 도마 위에 올랐다. 경실련은 "고창군이 지난 5년간 27건에 3억3000만원을 지출해 전국 지자체에서 가장 많은 상을 받았으며, 이와 관련해 가장 많은 홍보비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고창군은 반박자료를 통해 “전국소비자들에게 지역 농산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홍보를 했으며 이 때문에 고창군의 우수농특산물이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있고 농가 소득창출에도 도움이 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유기상 군수 개인 홍보나 홍보비를 전제로 한 수상은 일체 거부하기로 방침을 세웠고, 민선 7기에는 그렇게 시행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간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돈 주고 상 받는‘ 잘못된 행태에 대한 문제 지적은 계속돼 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2009년 정부 부처와 지자체, 공공기관이 민간기관에 돈을 주고 상을 받거나 후원명칭 사용에 따른 사회적 문제가 잇따르자 제도개선을 권고했다. 그러나 관련 제도를 운영 중인 지자체는 10곳뿐이다. 이중 전북지역은 한 곳도 없다.


정부가 시행하는 정책이나 제도와 관련한 각종 포상제도는 열심히 일하는 지자체에 동기부여를 해주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 하지만 일부 언론사와 민간단체가 비슷비슷한 명칭과 특색 없는 내용으로 상을 남발하고 광고비, 홍보비, 심사비 등의 명목으로 과도한 비용을 받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자치단체장 개인의 치적 쌓기, 사전 선거운동에 왜 주민 혈세를 낭비해야 하는가. 국민들의 세금이 들어가는 지자체나 단체장의 수상이라면 반드시 기준과 원칙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함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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