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l 축소

민선체육회장 선거 정치판 입김에서 자유로워야

지방체육계가 민선체육회장 선거 열기로 뜨겁다. 지방체육은 지자체장이 당연직 회장으로 취임해 체육회의 예산 지원과 체육행정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지자체장의 체육단체장 겸직을 금지하는 국민체육진흥법이 개정되면서 전국 17개 광역 시·도체육회와 228개 시·군‧구체육회는 내년 1월 15일까지 민간 체육회장을 선출해야 한다. 법 개정의 근본 취지는 체육의 정치 예속화를 막자는 것이다. 이번 선거는 사상 최초의 민간 체육회장을 선출한다는 데서 큰 의미를 지닌다. 이 같은 상징성 때문에 출마를 하려는 인사도 상당하다.


그동안은 지자체장이 체육회장을 맡아왔다. 그러다 보니 임원 및 주요 직책에 단체장 측근들이 임명되고 이들이 단체장 선거 때마다 동원되는 일이 허다했다. 보조금을 앞세워 각 종목 단체에 작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만큼 체육관련 단체가 거대 선거조직화 하는 폐해를 낳기도 했다. 엘리트 체육회와 생활체육회가 통합된 지금의 체육회만큼 많은 회원을 거느린 단체는 찾기 어려우니 선거 영향력 또한 작지 않다. 이러한 반성에서 시작된 게 체육회장 민선제다. 문제는 민선체육회장 선거로 인해 파생될 여러 가지 우려들이다.


이번 선거가 '탈정치화'를 근본 취지로 한 민선 체육회장 선거임에도 지역사회에 영향력이 큰 체육계 조직을 흡수하려는 정치판의 입김이 더 세질 가능성이 높은 데다 후보 난립에 따른 혼탁선거 등 걱정거리가 하나둘이 아니다. 내년 4월 총선에 임박해 체육회장 선거가 실시되다 보니 정치 선거와 맞물려 돌아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래서 내년 총선의 풍향을 미리 가늠해보는 '대리전' 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벌써 유력 정치인을 등에 업은 후보자가 등장했고, 당 차원에서 다수 지역에 후보를 낼 것이란 소문도 있다. 유력 총선출마 예상자나 단체장이 선거에 직·간접 개입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단체장 사전 낙점설’까지 돈다.


전북도의회 박용근(장수)의원은 최근 도의회 정례회에서 “자치단체장과 정치적 인연이 각별한 사람으로 준비된다는 소문들이 파다하다”며 “이러다 보면 전라북도 체육정책 뿐만 아니라 생활체육이 무너지게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전혀 근거 없는 유언비어”라며 긴급 진화에 나섰지만 이번 민간체육회장 선거가 단체장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은 물어보나 마나다. 전북도의 경우 선거인단이 300여 명, 군 지역은 50여명에 불과하기 때문에 정치판의 입김에 좌우되지 될 가능성을 결코 배제할 수 없다. ‘예비 정치 선거’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치가 개입할 경우 정치오염은 물론 체육계 분열도 불문가지이다. 만약 이번 선거가 지나치게 과열돼 서로 반목하고 갈등이 커지면 결국 지역사회는 사분오열의 불행한 사태를 맞게 될 것이다. 첫 민선 선거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혼탁·과열선거를 지양하고 진정한 체육계 지도자를 뽑는 선거가 되도록 모두 힘을 모아야 개정된 국민체육진흥법의 취지에 부합할 것이다.



이전화면맨위로

확대 l 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