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산하 출연·출자 기관장들의 연봉 및 성과급이 원칙과 기준 없이 책정돼 지급되는 사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출연기관의 기관장 연봉책정 방식은 기관마다 정관이 다르기 때문이다. 기관별로 연봉이 일률적으로 같을 수는 없지만 공기업 기관장 간 최대 4배까지 차이가 난다는 것은 지나친 감이 있다. 하한과 상한을 정해놓은 기관이 있는가 하면 하한은 정해 놓고 상한이 없는 기관도 있고, 성과급이 없는 곳도 있다. 한마디로 연봉 책정 방식이 ‘고무줄’ 잣대라 할만하다. 전북도의회 홍성임 의원(비례)은 지난 12일 행정사무감사에서 전북도 산하 출자기관들의 연봉 책정 방식을 문제 삼았다.
전북도 산하 14개 기관의 올해 기관장 기본연봉과 성과급 지급액을 합산한 결과 총 15억9천100만 원, 1인당 평균 1억1천369만 원에 달했다. 연봉 순위를 보면 군산의료원이 3억150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전북연구원(1억3126만원), 전북경제통상진흥원(1억1722만원), 전북신용보증재단(1억1649만원), 전북생물산업진흥원(1억950만원), 자동차융합기술원(1억898만원), 전북테크노파크(1억795만원), 에코융합섬유연구원(1억127만원) 등의 순이다.
가장 많이 받는 군산의료원장과 가장 적게 받는 전북문화관광재단 이사장(7247만원)과는 4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의료원장이 특수직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차이가 너무 심하다. 같은 의료원인데도 군산과 남원의료원장(9209만원)과의 차이도 3배 이상 났다. 심지어 군산의료원장은 기본급(1억2천만원)보다 수당(1억9천500만원)이 오히려 더 많기까지 했다.
홍 의원은 “예쁜 자식 떡 하나 더 준다는 식으로 기관별 연봉이 최대 4배 차이가 나고 있다”며 “특히 이사회 의결에 따라 연봉이 결정될 경우 책정 과정에서 사적인 감정에 따라 체결될 수 있어 기관장들 연봉 책정 기준을 통일 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방만한 경영이나 도덕적 해이 등 일그러진 모습으로 각인된 공기업들마다 연봉 책정도 기준이나 원칙조차 모호하게 주먹구구식이다. 대다수 공기업마다 막대한 부채에도 불구하고 기관장 및 임원들의 고액 연봉에다 성과급 잔치에 눈이 멀었다는 얘기도 이젠 낯설지 않다.
광역자치단체들마다 산하 공공기관장의 연봉을 제한하는 일명 ‘살찐 고양이법’을 잇따라 제정하고 있는 추세다. 살찐 고양이법은 법인이나 공공기관 임원의 급여를 제한하는 법령이나 조례를 말하는 것이다. 공기업 기관장들 간 임금 격차는 둘째 치고라도 이들의 과도한 보수 역시 항상 논란의 대상이 되곤 했다. 소속 직원들에게 상대적인 박탈감과 위화감을 줄 수 있는데다 부실 재정으로 허덕이는 공기업 경영에 부담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유럽 등에서는 경영 책임자의 연봉 책정 근거를 공개하고 제한하기도 한다.
단순히 공공기관장 간 임금 차이를 논하기에 앞서 이들의 임금이 과연 합리적인 수준인지, 경영 책임자의 연봉 책정 근거가 어디에 있는지부터 명확히 밝히는 게 우선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