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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끝낸 고3 수험생들, 새로운 경험의 시작이다

2020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 그간 열심히 공부했던 수험생, 이들을 보살피며 뒷바라지했던 학부모, 학생들을 지도했던 교사 등의 수고로움이야 이루 말할 수 없었을 터이다. 입시지옥의 마지막 관문에 가까운 수능은 청소년기에 한 번은 넘어야 하는 큰 산이다.


그렇다고 수능이 인생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지 밑그림을 그려놓은 학생들, 아직 자신의 길을 정확히 찾지 못한 학생들 모두 인생이라는 긴 항해를 준비하는 출발선에 서 있을 뿐이다. 그렇기에 수능이 끝난 지금부터 신학기가 시작될 때까지의 3∼4개월이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고3 졸업반 학생들은 어깨에 지고 온 고난의 짐을 내려놓고 맘껏 자유로움을 구가하고 싶어질 것이다. 늘 빚어지는 현상이지만 속박에서 풀려나면 긴장감이 느슨해져 탈선이 늘어나고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는 것이 다반사다.


안타깝게도 우리의 교육현실을 보면 고3의 교육과정이 모두 수능에 맞춰져있기 때문에 수능 이후 고3 교실에 교육이 실종되는 사례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수업일수는 남아 있지만 더 이상 가르칠 교과 과정이 남아있지 않아 학생들을 붙잡아두는데 급급한 것이 오늘 우리 공교육의 현실이다. 학교는 아무런 교육과정도 준비하지 않은 채 수능이 끝난 해방감에 젖어있는 혈기왕성한 학생들을 잡아놓기만 할 뿐이다.


교육당국 역시 수능 이후 일선학교에서 어떤 교육과정이 진행되고 있는가를 지도하고 감독하기 보다는 수업시간 채우는 것과 학생들을 학교에 붙잡아두는 것에만 신경을 쓴다.


대학 입시만을 목표로 공부해왔던 학생들도 수능이 끝나면 긴장이 풀리고 해방감을 만끽하고 싶어 한다. 수능시험의 긴장감 해방과 연말 분위기 속에 편승해 탈선의 길로 빠져들기 쉬운 때가 바로 요즘이다. 성적을 비관한 수험생들이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도 해마다 반복된다. 남은 몇 달을 자중하지 못해 잘못된 길에 빠짐으로써 두고두고 후회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얼마나 큰 손실인가.

재차 강조하건데 수능 이후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몇 개월이라는 시간은 청소년들에게는 황금 같은 시간이다. 입시위주 교육, 경쟁을 강요하는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미래를 향한 꿈을 구체화하고 자아를 찾을 수 있는 더없는 기회이기도 하다. 수능이 끝나고 목표 의식을 상실한 학생들이 학교를 벗어나지 않고, 남은 학교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능이 학교생활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경험의 시작임을 깨닫도록 해야 한다.


대학에 진학하든 사회로 진출하든 인생의 바다를 향해 출항을 앞둔 고3이면 누구나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그 가능성에 힘을 싣는 것은 지금부터다. 수험생들이 결과와 상관없이 미래를 향해 꿈꾸고 도전할 수 있도록 교육당국과 학교의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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