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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 이 마을만의 일이 아니다

익산 장점마을 주민 집단 암 발병에 대한 원인 규명이 이뤄지면서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유사한 민원이 제기됐으나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억울하게 울분만 토하던 다른 지역에서도 분명 원인 규명을 요구하고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지난 14일 장점마을 암 집단 발병이 인근 비료공장에서 배출한 유해물질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공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장점마을에 대한 조사 결과는 정부가 환경오염으로 인한 비특이성 질환의 역학적 관련성을 현장 조사를 통해 공식적으로 확인한 첫 사례다. 이에 따라 전국적으로 유사한 피해를 호소한 주민들이 법적 대응과 함께 정부 조사를 요구하고 나설 것임이 분명하다. 물론 마땅히 그래야 할 일이다.


장점마을 인근 왈인 마을에서도 암 환자들이 집단으로 발생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비료공장인 금강농산이 설립된 이후 확인된 암 환자만 8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3명은 이미 사망했고 5명은 현재 암 투병 중이다. 비료공장 인근 장고재 마을에서도 10명 가량이 암에 걸려 4∼5명은 사망했고 6명은 현재 투병 중이다. 왈인·장고재마을은 발암물질을 무차별적으로 배출한 비료공장에서 1㎞ 안팎의 거리에 있다. 비료공장과 500m가량 떨어진 장점마을과 별 차이가 없다. 이들 마을 주민들은 장점마을의 암 집단 발병이 비료공장의 발암물질 때문이었다는 사실이 인정되면서 피해 대책위원회를 만들어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남원시 이백면 내기마을도 주변에 아스콘공장이며 채석장, 대규모 변전소와 고압 송전탑 등이 들어서면서 재앙이 불어 닥쳤다. 주민등록상 거주자가 50여명에 불과한 이 작은 마을에서는 2009년부터 폐암, 식도암, 방광암 판명을 받은 암환자가 무려 15명에 이르렀다.


이번 장점마을 조사에 나섰던 한 학자는 “과거 남원 내기마을 역학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양심 고백을 하기도 했다. 공장에서 돌을 깨면서 라돈이 나오지만, 측정 수치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암 집단 발병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이 입증되지 않으면서 현재까지도 명확한 원인 규명도 이뤄지지 않았다. 마치 장점마을의 판박이와 같다.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특정 시설이 마을 인근에 들어선 뒤 주민 건강에 갑작스럽게 이상이 생겼다면 적극적인 원인 규명과 조사가 있어야 함은 상식에 속하는 일이다. 만약 대도시 한 복판에서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면 나라 전체가 뒤집힐 일이었을 진데 정부는 수수방관으로 일관했고, 행정당국은 뭔가 캥기거나 구린데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사태를 축소·은폐하기에 급급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전북지역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이와 유사한 사례는 상당수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장점마을에 대한 공식적인 규명을 계기로 유해물질 배출에 대한 철저한 관리 감독과 함께 피해주민들에 대한 합당한 배상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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