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을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무성했던 전주 서부신시가지 옛 대한방직 부지 개발문제가 ‘시민공론화’ 테이블에 올려 지게 됐다. 전주시는 옛 대한방직 부지 개발 등과 관련해 시민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기 위한 공론화위원회(공론위) 운영 예산 1억8000만원 편성을 시의회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시는 옛 대한방직 부지가 지리적으로 중요해 개발 여부가 시민 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충분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공론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공업지역을 상업지역으로 용도 변경해야 개발이 가능한 사안인 만큼 공론위를 통해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전제로 행정절차에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공론위는 그간 개발과 보존, 특혜 등 논란을 불러온 옛 대한방직 부지에 대한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분석하는 역할을 한다. 사회적 합의 도출과정을 거쳐 부지의 올바른 개발 혹은 보존 방향을 정립하는 역할도 맡게 된다.
이에 앞서 시는 12월 중 공론화 관련 전문가와 시민단체, 언론, 시의원, 공무원 등으로 ‘사전준비위원회(사전위)’를 구성키로 했다. 사전위는 시민 공론화의 방식과 주요 의제, 위원회 구성, 운영기간 등을 폭넓게 검토해 공론위의 내년 출범을 준비하게 된다.
시가 공론위를 구성키로 한 것은 개발과 보존으로 팽팽히 맞선 갈등을 숙의로 해결하려는 고육지책이라고 할 수 있다. 자광이 계획대로 공동주택과 복합쇼핑몰, 타워 등을 건설하려면 현 공업용지를 상업용지로 용도변경 해야 가능하다. 시의 ‘공론화’ 카드는 용도변경을 허용할 경우 자광에 막대한 개발이익을 헌납한다는 특혜시비 우려를 사전에 차단하고 수년째 개발과 보존으로 갈린 여론의 양분화를 해소하려는 자구책이라 할 수 있다.
전북도청을 옆에 끼고 있는 옛 대한방직 부지는 한 눈에 보아도 노른자위 금싸라기 땅이라는 것쯤은 전주시민이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이곳에 개발업자인 ㈜자광이 전혀 예상 밖으로 143층, 430m 높이의 초대형 타워를 포함한 2조원 규모의 복합용도단지 건설계획을 짓겠다고 발표하자 전주시 전체가 들썩였다. 전주시 발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는 희망 섞인 기대도 잠시, 인구 70만 명도 되지 않는 전주에 ‘세계 7대 타워’ 규모의 건물을 세운다는 게 과연 현실성이 있을까 하는 의심의 눈초리들이 많았다. 대형타워 건설을 내세웠지만 속내는 아파트 건설 등으로 막대한 개발이익을 챙길 것이라는 소문도 파다했다.
도시개발은 한 번 방향을 잘못 잡게 되면 두고두고 우환으로 남는다. 아무리 비싼 옷이라도 제 몸에 맞지 않으면 입지 않은 것만 못하다. 공론위의 결정사항은 권고 사항으로 구속력은 없다지만, 시민들 스스로 개발 방향을 결정하는 공론화 장이 마련된 만큼 사적 감정에 치우침 없이 냉정하고 객관적인 판단에 따라 시민 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결정을 내려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