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있을 민간체육회장 선거가 지역사회의 뜨거운 관심사가 되고 있다. 대한민국 체육계 체질 개선의 대전환이라는 역사적인 측면도 있지만, 곧이어 실시될 4.15 총선 판도에도 선거 결과가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민간체육회장 제도는 정치와 체육의 분리, 체육의 독립성과 자율성 확립 등의 취지로 도입됐다. 요약하자면 체육의 ‘정치 예속화’를 막자는 것이 핵심이다. 체육단체를 이용해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거나 정치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걸 막겠다는 뜻이다.
그동안은 자치단체장이 체육회장을 맡아왔다. 자치단체장의 체육회장 겸직이 우리나라 체육 발전에 기여한 바도 크다. 실제로 각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직장 팀은 엘리트 체육의 부흥을 이끌었다. 엘리트체육 뿐만 아니라 생활체육 분야에서도 큰 성과를 이뤄냈다. 지역마다 생활체육 시설이 크게 확충되면서 주민들의 체육활동 접근성도 크게 향상됐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장의 체육회장 겸직은 많은 부작용도 낳았다. 지자체장이 체육회장직을 맡아 임원과 주요 직책에 선거캠프 출신이나 연줄이 있는 사람들을 임명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속칭 ‘낙하산’으로 불리는 인사들은 보조금 집행이라는 수단으로 종목단체들 위에 군림하면서 체육회를 단체장의 거대한 선거 조직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많았다.
실제로 단체장 선거 때마다 이들이 동원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엘리트 체육회와 생활체육회가 통합된 지금의 체육회만큼 많은 회원을 거느린 단체는 찾기 어려우니 선거 영향력이 작지 않았다. 더욱이 내년 4월 총선에다가 차기 지방선거 등 정치 일정이 줄을 잇는 점을 감안하면 체육회장 선거와 정치 선거가 맞물려 돌아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다보니 정치오염의 유혹이 더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가뜩이나 국민 불신이 큰 체육회 운영에 정치판 입김이 거세지고 선거가 과열된다면 체육계 내부는 물론 지역사회 분열 등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임은 불문가지다. 지방 체육회 발전과 증진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지역 체육인, 관계자 등이 민간회장으로 선출돼 체육회를 이끌어 나가길 바라는 건 체육인뿐만 아니라 주민 다수의 생각일 것이다. 첫 민선 선거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혼탁·과열선거를 지양하고 진정한 체육계 지도자를 뽑는 선거가 되도록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 이러한 취지에서 시작된 게 체육회장 민선제 아닌가.
지방체육회가 리더십 교체를 통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기회를 만들 지, 퇴보하는 위기를 맞을 지는 이번 선거에서 온전히 체육계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방체육의 성패는 체육인의 마음을 헤아리고 소통하는 데 달려 있음을 체육인들 스스로 보여줘야 한다.
진정으로 체육을 사랑하고 체육계의 발전과 체육 관계자들의 화합을 이룰 수 있는 사람이 회장으로 당선돼야 지방체육의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