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을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했던 ‘탄소소재법’ 논란이 해결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것 같아 일단은 한숨을 돌렸다. 정부(기획재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연내 통과가 불투명했던 탄소소재법이 당정협의를 통해 통과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민주당이 당정 협의를 통해 기획재정부를 설득하고, 민주당 역시 탄소소재법 법안을 이번 정기국회나 12월에 열릴 임시국회를 통해 통과시키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지난 27일 전북 정읍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 연구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탄소소재법’ 개정안을 12월 임시국회에서 여야간 합의를 통해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정당간의 견해가 좀 다르고 정부가 전북도에 여러 가지 다른 연구소와 중복이 된다고 해서 그동안 기재부가 반대해왔다”며 “민주당에서 당정협의를 통해 합의가 됐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탄소소재법 개정안 문제는 지난 2017년 바른미래당 정운천 의원(전주을)이 관련 법안을 발의한 이후 2년 여 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특히 기재부의 반대에 이어 지난 20일 열린 국회 법사위에서 간사인 민주당 송기헌 의원의 반대로 국회 통과가 불발됐다. 전북도가 2년 넘게 공을 들였고, 지난 8월 문재인 대통령이 전방위적인 지원을 강조한데다 민주당도 당 차원의 약속했기에 뒤통수를 맞았다는 반발 민심이 들끓었다. 전북도와 전북 정치권의 역할론 부재에 대한 비난도 뒤따랐다.
이번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갑작스런 태도 변화는 전북 도민의 민주당에 대한 책임론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20일 열린 국회 마지막 법사위 소위에서 기재부와 민주당 소속 의원의 반대로 법안이 통과되지 못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북에서는 민주당에 대한 총선 심판론이 거세게 일었다.
그러나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은 남아 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탄소소재법은 탄소산업진흥원 설립의 근거를 마련하고자 발의됐지만 지역이 특정되지 않은 상태로 탄소 산업 경쟁을 하는 경북과 치열한 유치 경쟁을 치러야 하기에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탄소산업진흥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전북 공약사업이긴 하지만 탄소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려는 경북 입장에서도 쉽게 물러설 리 없을 것이다. 산업부 역시 그동안 국감 등을 통해 “탄소산업진흥원 설립 지역은 결정되지 않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혀왔다. 법통과 이후 용역을 통해 진흥원 규모와 위치 등을 정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만약을 대비해 경북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을 꼼꼼하게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탄소산업을 단순히 지역의 문제로 접근하면 곤란해 질 수도 있다. 지역산업으로 부각시키면 새로운 장애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탄소산업은 4차산업시대 새로운 환경의 국가 중요산업으로 접근해야 하며, 이러한 논리로 관련법 통과를 추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