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사립학교 법인들이 신규교사를 뽑는 과정에서 법인 간 공동전형을 실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립학교 법인들이 자체적으로 문제 출제부터 채점까지 하던 방식과는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사학의 채용 비리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사학법인들이 공동전형을 통해 내년도 신규교사 채용하는 전북도내 사립학교는 총 31개 법인 44개교에 달한다. 채용 규모는 21개 교과 106명이다. 교사채용 전형은 ‘사립학교 법인협의회’ 주관으로 추진된다. 과목별 모집인원은 국어 17명, 영어 19명, 수학 14명, 물리 3명, 생물 3명, 화학 6명, 역사 6명, 지리 3명, 도덕윤리 3명, 일반사회 5명, 음악 4명, 미술 2명, 체육 10명, 한문 1명, 가정 2명, 기술 1명 등이다. 내년 1월 11일 공동으로 치러지는 1차 필기시험에서 모집 정원의 7배수를 선발한 뒤, 법인 자체적으로 2∼3차 전형이 이뤄진다.
지난 2014년 처음으로 실시한 전북도내 사립학교 신규교사 공동 전형에 지원자가 크게 몰렸다. 중등 및 특수교사 채용을 위한 1차 필기시험을 공동으로 진행했다. 당시 사립 중등교사 선발 응시원서를 위탁 접수한 결과 6개 법인 5교과 15명 모집에 총 467명이 지원, 평균 31.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사립학교 법인들이 교사를 채용할 때 과목별로 같은 시험문제를 가지고 통합 고사장에서 필기시험을 치도록 했다. 채점 역시 통합 출제본부에서 진행했다.
그간 필기시험은 사학 채용비리의 온상으로 불렸다. 법인별로 ‘알아서 하는’ 방식이다 보니 시험문제 유출과 점수 조작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여간해서는 밖에서 알기도 어려워, 외부로 드러나는 비리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말도 설득력 있게 나돌았다. 실제 최종 합격자 가운데는 법인과 특수한 관계에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공동 전형은 바로 이런 폐단을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전북교육청의 설득과 요구를 전북사립중고등학교법인협의회가 수용한 결과다. 인사권 침해라며 난색을 보였던 법인협의회는 ‘사립학교 교사들의 인건비도 국고로 지원되는 만큼 최소한의 공정성은 확보돼야 한다’는 지적에 결국 손을 들었다. 전북교육청이 2015년 1월 첫 공동 전형의 최종 합격자 47명을 분석한 결과 법인 이사장 등의 친인척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험의 투명성과 객관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진 것이다.
학교는 당연히 학생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그러나 이 지극히 당연한 사실이 일부 사학에서는 지켜지지 않고 있다. 학교를 설립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학교를 개인소유물로 여기고 장삿속으로 학교를 운영하며 전횡을 휘두르는 사학들이 적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사학은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지 않는 채 치외법권적 특권을 누리고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사립학교 채용비리의 가장 큰 피해자는 자신들을 가르치는 교사의 매관매직을 눈앞에서 보게 되는 학생들인 만큼 교원 채용은 다른 어떤 직업보다도 투명하고 공정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공동 전형 방법이 공정한 사립학교 교사 선발의 안정된 모델로 정착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