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을 4개월여 앞두고 정치권에 다시 당쟁과 파쟁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여당 대 야당 대결은 물론 야당 대 야당 대립, 나아가 당내 파벌 간 대립이 꿈틀대고 있다. 극심한 내홍으로 파열음을 내온 바른미래당이 마침내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은 지난 8일 신당 ‘변화와 혁신(가칭)’의 중앙당 창당 발기인 대회를 가졌다. 이로써 양극단 정치 구조를 타파하겠다며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일부가 모여 출범한 바른미래당은 1년 10개월 만에 쪼개지게 됐고, 합당 실험은 결국 미완으로 끝나고 말았다. 바른미래당의 분당은 벌써 오래 전부터 시작됐다. ‘한 지붕 두 가족’의 불안한 동거가 막을 내렸다고 봐도 된다.
바른미래당의 분당이 현실화 되면서 바른미래당 당권파와 대안신당, 민주평화당 등 호남을 중심으로 하는 군소 야당들의 ‘제3지대론’도 조만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적 결집을 통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지 않고서는 내년 총선에서 정치적 생존을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군소 야당 내부적으로 제3지대 신당 창당에 대한 생각이 서로 다른데다 국민적 신망을 모을 수 있는 확고한 구심점이 없다는 점에서 상당한 진통도 예상된다. 동시에 당권파가 잔류한 바른미래당과 변혁 측의 신당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거센 통합의 물살에 휩쓸릴 수도 있다.
전북 정치권의 셈법도 복잡한 양상을 보이게 생겼다. 전북 정치 사상 최다인 6개 정파로 쪼개졌다. 김관영, 정운천 등 도내 2명의 바른미래당 의원도 소속 정파가 나눠지면서 전북 정치는 유례없는 혼돈의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전북의 6개 분파 국회의원은 더불어민주당 2명, 민주평화당 3명, (가칭)대안신당 2명, 바른미래당 1명, (가칭)변화와 혁신 1명, 무소속 1명 등이다. 이에 따라 도내 정치권은 내년 총선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여당 대 야권, 야당 대 야당 간 치열한 힘겨루기가 전개될 전망이다. 특히 야권 주도권을 잡으려는 야권 내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합당이나 분당은 대선이든 총선이든 지방선거든 선거 때마다 매번 되풀이되니 정책이나 이념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일 턱이 없고, 정략과 사욕이 앞선 탓이라 한들 부정할 정치인도 없을 것이다. 오죽하면 우리의 정당사를 ‘합당과 분당의 변주곡’이라 평가할까.
문제는 이런 당쟁이나 파벌 싸움이 국민들에게는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신선놀음에 도끼 자루 썩는 줄 모른다’고 권력놀음에 빠져 국민이 도탄에 빠지는 줄 모른다는 게 문제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고만고만한 사람들이 끼리끼리 헤쳐 모여 그렇고 그런 궁리만 해서는 정치의 후진성을 벗어날 길이 없다. 국민을 위해 나선 정치인이라면 최소한 명분과 신념을 지키고 자신을 밀어준 국민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정략과 사욕에 눈이 멀어 마구잡이로 합종연횡과 이합집산을 일삼는다면 결코 국민을 위하는 정치인이라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