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새해가 되면 전북도민들은 새만금사업의 앞날에 대해 장밋빛 희망을 꿈꿔왔다. 올 새해도 마찬가지다. 새만금이 1991년 첫 삽을 떴으니 자그마치 30여년 가까운 세월 동안 그랬다. 이 기간 동안 새만금프로젝트는 전북 현안 우선순위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켜왔다.
대한민국 역사 이래 새만금처럼 오랜 세월동안 만고풍상의 시련을 겪은 곳도 없을 것이다. 선거 등 주요 정치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새만금은 항상 전북을 대표한 흥정의 제1번지로 떠올랐다. 사업의 진정성이라고는 온데간데없이 정치적 이해당사자들은 새만금을 달콤한 먹잇감으로 도민들을 현혹하는 데 단골메뉴로 삼아 왔다. 오죽하면 단군 이래 가장 큰 규모의 국책사업이라는 새만금 사업이 ‘미증유의 국민사기극’이라는 말까지 나왔겠는가.
올 새해도 새만금 미래는 긍정 일색으로 포장돼 도민들을 다시 유혹하고 있다. 이제 지겹고, 지칠 만도 할 텐데 새만금의 미래에 젖과 꿀을 발라 비전을 제시하면 도민들은 금세 착시현상에 빠지곤 한다. 향후 새만금에 드리워질 밑그림만 보면 면면이 화려하다.
새만금 지역의 중심축인 동서도로가 올 11월 완공될 예정이다. 동서도로는 새만금 신항만이 있는 군산시 신시도리와 김제시 진봉면까지를 잇는 총연장 16.47㎞에 달하는 4차선 도로다. 동서도로와 십(十)자형으로 연결될 남북도로 및 새만금∼전주 고속도로도 2023년 8월 세계잼버리대회 이전 개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새만금공항은 최근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가 원안대로 의결되면서 사업이 본 궤도에 올랐다. 총사업비 7천800억원으로, 2.5km 길이의 활주로와 계류장, 여객터미널, 화물터미널 등을 갖춘다. 새만금 신항만 개발도 속도감 있게 추진될 전망이다. 새만금 신항만은 새만금이 동북아의 물류와 첨단산업기지로 거듭나는 데 필수다. 미래 이동수단인 하이퍼루프 메카 조성에도 시동이 걸렸다. 하이퍼루프는 음속에 맞먹는 시속 1200km의 속도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20분 내 주파가 가능하며, 서울에서 전북까지 10분이면 이동이 가능한 초고속 열차다. 최근에는 고군산군도 케이블카 사업타당성 검토 용역 결과 신시도~무녀도를 잇는 4.8km 노선(안)이 가장 유력한 노선으로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새만금 컨셉은 정권이 바뀌거나 용역이 의뢰될 때마다 바뀌었다. 앞으로 몇 차례나 또 바뀔지 모를 일이다. 정치시즌이면 새만금은 단골메뉴다. 21대 총선이 3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도민 입맛에 맞는 현란한 ‘말놀음’이 또 춤을 출 것이다. 새만금을 향한 찬사와 지원 약속을 반복해서 듣는 것도 이제 고역이다. 새만금이 정치적인 악의 고리로부터 벗어날 때 진정으로 제 갈 길을 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