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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창출 ‘숫자놀이’로 왜곡해선 안 된다

전북도가 올해 ‘더 많은 일자리, 더 좋은 일자리’를 목표로 약 11만 3천여개에 달하는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무려 132%나 증가한 규모다. 여기에 투입되는 예산은 총 5천 714억원에 달한다. 지역경제를 뒤흔든 조선, 자동차 등 기간산업 붕괴사태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도 창출하겠다는 비전과 함께 유치 기업들의 투자가 올 들어 본격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담겼다.


올 상반기 생산라인 가동이 예정된 주요 기업은 명신 군산공장(2천550억), 농업법인 사조화인코리아(1천200억), 다원시스(300억원) 등이 꼽혔다. 이들이 준공되면 약 1천400개에 달하는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됐다. 효성 첨단소재(6천800억), 경인양향(1천700억), 케이씨에프케크놀러지(1천213억) 등의 기업들도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어서 빠르면 올 하반기부터 신규 일자리 창출에 기대가 모아진다. 7월부터는 군산형 노사상생 일자리 창출사업에 참여한 전기자동차 제작사들도 인력채용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채용예정 인원은 약 900명으로 추산됐다. 도는 군산형 일자리에 이어 익산형 일자리, 완주형 일자리 등 지역 실정에 맞는 노사상생 일자리를 추가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어느 정권이나 시대를 막론하고 일자리 문제는 항상 화두가 될 수밖에 없다. 먹고 사는 것만큼 중요한 게 없기 때문이다. 곳간에서 인심도 나는 법이다.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그 무엇도 실행하기 어렵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하고 취임 한 달 만에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청와대 집무실에 일자리상황판까지 걸었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한 정부에 국민의 기대가 컸다. 그러나 고용 창출에 막대한 국가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재정을 풀어 일자리 숫자만 늘린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만든 일자리는 대부분 비정규직 혹은 자투리 업무가 주를 이루는 단기 일자리들 일색이라는 얘기다. 문제는 세금으로 충당되는 땜질식 처방에 치중하다 보니 질 낮은 일자리만 양산되고 미래 세대를 위한 일자리 창출 여력은 줄어든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의 10명중 4명이 비정규직이라는 조사 통계가 나온 적이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 이후 최고 수준이다. 고용의 질이 사실상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취업자가 증가하는 분야는 재정으로 늘리는 50·60대 및 20대 청년층을 위한 단기 알바형 일자리일 뿐이다. 정부가 매달 고용지표를 발표하면서 “고용지표가 뚜렷한 개선세”라고 주장하는 것은 허울에 불과하고 고용통계 왜곡일 뿐이다. 오늘 하루를 연명하기 위한 땜질식 처방으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멀리 내다보는 일자리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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