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l 축소

민선체육회, 지방정부 예속 탈피가 관건

사상 처음으로 민간체육회장을 뽑는 전북체육회장선거가 지난 10일 막을 내렸다. 오는 15일이면 전국 지방 체육회장은 모두 선거에 의한 민간인이 맡게 되니 체육회로서는 역사적인 선거다. 이번 민간 이양 첫 체육회장 시대는 지난 2018년 체육과 정치를 분리해 독자적인 체육 행정이 가능하도록 지방자치단체장의 시·도 체육회장 겸직을 금지토록 한 국민체육진흥법의 일부 개정에 따른 결과물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이 겸직해 온 체육회의 수장이 민선 체제로 바뀌었으니 그 의미가 남다르다. 지방체육 역사 면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은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어렵고 힘든 시험대에 오른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이제부터가 시작이고 갈 길도 멀다.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어서다.


민선 체육회장은 통합 체육 행정의 명실상부한 수장으로 지역 체육 발전과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한 무거운 책임을 지게 됐다. 그동안 체육회는 각종 선거에 휘둘리면서 정치와의 분리를 줄곧 주장해 왔다. 지방 체육회는 종목별 동호회와 회원관리 측면에서 지역 주민이 기반일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선거철만 되면 선거꾼들이 체육계를 흐려왔다.


지방자치단체장들도 체육회를 논공행상에 따라 자리를 배분하는 방식으로 지배해왔다. 이런 병폐를 없애고자 민선 체육회장을 뽑은 것이다.


민선체육회장이 짊어지고 해결해야 할 사안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가장 큰 걱정은 역시 예산 문제다. 현재의 지방체육회는 도와 시·군 재정보조 없이 운영이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 민간회장이 들어온다고 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특히 예산권을 쥐고 있는 지자체장과의 코드가 맞지 않으면 자칫 존립 자체마저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 지방체육회 예산은 지방비에 90% 이상을 의존하는 데다 공공 체육시설 대부분은 지자체 관할이기 때문이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의 경우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체육예산부터 줄일 것도 뻔하다. 따라서 자립을 위해 지방체육회만의 고유 사업 모델을 창출해 수익을 낼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체육회의 자립능력이 확보되지 않으면 가장 우려되는 정치오염을 차단하기가 어렵다는 점은 불문가지이다.


지역 체육계의 원활한 통합도 중요한 과제다. 선거과정에서 불거진 갈등과 분열은 곧 지역 체육계의 계파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 선거로 인한 반목과 갈등의 후유증을 씻어내고 하나로 뭉치도록 힘을 기울여야 한다.


우여곡절 끝에 체육계는 이제 탈정치화와 홀로서기를 위한 첫걸음을 내딛는다. 민선체육회장은 개인의 영달을 위한 자리가 아니다. 체육계를 발판삼아 자신의 정치 욕망이나 사욕을 채우려 하는 사심이 가득하다면 체육계는 불행해 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이전화면맨위로

확대 l 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