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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 새 이사장 ‘낙하산 인사’ 배제하라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임기 1년여를 남기고 지난 7일 물러났다. 민주노총 국민연금지부는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김 이사장의 사퇴를 아쉬워했다. 노조는 “3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떠나는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복지부 장관 시절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부당하게 개입하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문형표 전 이사장 이후 10개월 간 공석이었던 이사장직을 무탈하게 수행해온데 대한 평가가 반영됐다.


김 이사장의 사표 수리로 공단에는 임원추천위원회가 구성된다. 보건복지부 장관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새 이사장을 임명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노조는 새 이사장에 대한 바람을 드러냈다. 노조는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연금제도에 대한 깊은 이해와 기금에 대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학위·자격증으로 대체할 수 없는 제도와 기금에 대한 통찰력과 식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미다. 소통능력도 이사장이 지녀야 할 조건으로 제시했다. 노조는 “제도 및 기금 운용 전문가는 아집과 독선에 빠지기 쉽다”며 “이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소통능력 뿐”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이사장은 재임 기간 동안 줄곧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라는 오명을 얻었다. 김 전 이사장은 600조원이 넘는 국민 노후 자금 운용을 총 책임져야하지만 기금운용 관련한 경력이 전무해 전문성이 결여됐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앞두고 있는 전북 입장에서는 김 전 이사장의 뒤를 이어 누가 후임으로 발탁될지 지대한 관심사다. 제3금융중심지 지정 문제야 말로 전북 경제의 미래가 달렸다고 할만큼 막중한 과제다. 전주가 금융도시로서 꿈을 실현하느냐 여부는 차기 이사장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칫 ‘서울 중심주의’에 매몰된 사람이 국민연금 수장으로 임명될 경우 이제까지 쌓아온 공든 탑이 한꺼번에 무너질 수도 있다. 실제로 국민연금 내부에서는 그간 기금운용본부를 서울로 돌려보내기 위한 온갖 꼼수가 자행돼 왔다.


현재 이사장 후보로는 몇몇 인사가 정치권 주변에서 물망에 오르고 있다. 후보로는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지난번 기금운용본부장후보로 거론되었던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 등이 꼽히고 있다.


정권이 바뀌면 으레 정치인들이 공공기관의 이사장·사장·감사 등 알짜 보직을 차지한다. 도로공사·국민연금공단과 같은 공공기관은 전직 정치인이 경력 관리를 위해 잠깐 들렀다 가는 곳이 아니다. 4월 21대 총선이 끝나면 낙선자가 무더기로 쏟아져 나온다. 이들이 또 공공기관장 자리를 두리번거리지나 않을까 벌써부터 걱정이다. 출신 지역이 어디가 됐던 국민연금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더불어 전북금융도시 발전에 기여할 적임자 발탁이 최우선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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