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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04일(금) 00:00“한 손에 막대 잡고 또 한 손에 가시 쥐고,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렸더니,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라고 하는 내용의 우리의 옛 시조가 있다. 시간이 어찌도 이리 빠른지. 벌써 세모라 하는 시간이 우리 앞에 훌쩍 다가와 있다. 그래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자기의 날을 계수할 줄 아는 지혜인 것 같다.
사실 세상에 자기의 날, 즉 자기의 나이 계산할 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실제로 자기 나이를 바로 알고 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제 나이를 바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젊은 사람이 미리 늙어 버리는 경우도 많고, 나이 든 사람이 나이에 걸맞지 않은 유치함을 드러내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젊은 사람이 너무 나이 든 척하는 것은 패기가 없어 재미가 없고, 나이 든 사람이 제 나잇값을 못하는 것은 주책 맞아 싫다. 그래서 우리는 제 나이를 바로 계산하고, 그 나이에 걸맞게 처신해야 한다.
우리가 나이 계산하는 지혜를 얻고 나면 어떻게 되는가? 가장 먼저 깨닫는 것은 우리 인간이 한계성을 가진 존재라는 사실이다. 실제로 사람은 누구나 다 죽는다. 물론 요즘은 의술이 발달되고 환경이 좋아져서 100살 넘게 사는 분들도 흔하게 볼 수 있지만, 백오십 년, 이백 년을 사는 분들은 없다.
나이에 관한 일만이 아니다. 세상 모든 일이 다 그렇다. 되는 일도 있지만 안 되는 일이 더 많다. 많은 분들이 ‘하면 된다’고 말하고, 그래서 옛날 군대에서는 ‘안 되면 되게 하라’고까지 가르쳤지만, 안 되는 걸 되게 하려다 보니 무리가 있고, 부정이 있고, 안 되는 일이 더 많이 생겨지지 않았는가? 때문에 사람은 인생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좀 더 겸손할 줄 알아야 한다.
언젠가 한 신문기자가 천재적 코미디언이며 영화감독으로 유명한 우디 알렌에게 물었다. “당신의 작품 중 불멸의 명작이라고 생각되는 영화가 있습니까?” 그러자 우디 알렌은 그렇게 대답했다. “세상에 불멸이 어디 있는가? 나는 날마다 죽음의 그림자와 함께 살고 있다.” 인간은 한계성의 존재라는 사실이다. 그것이 이 세모에 우리가 배워야 할 지혜이다.
그런가 하면, 나이를 계산할 줄 아는 사람은 그 나이의 때가 무엇을 해야 하는 때인지도 알게 된다. 여기에서 때는 기회이다. 그리고 그 기회는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한다. 흔히 젊은 사람들은 자기들 인생에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오늘이라는 때를 기회로 삼지 못하는 사람은, 미래의 그 어느 때도 기회로 삼지 못한다. 우리는 오늘을 기회로 삼고 살아가되, 섬김과 화해의 기회, 선행의 기회, 배움과 진리 실천의 기회로 삼고 살아가야 한다. 우리 인생의 날이 결코 길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교육자 협의회(NEA)의 기관지에 이와 같은 한 교사의 수기가 게재됐던 적이 있다. 그 교사는 자기가 담임했던 한 6학년 아이의 죽음에 대한 자신의 느낌을 이렇게 적고 있었다. “클리프 에반스는 특이한 소년이었다. 그는 다른 아이들과 섞여 놀지 않았다. 클럽에 가입한 일도 없다. 그는 말없이 교실에 들어왔다가 말없이 나간다. 아이들이 바보라고 놀려 댈 때도 있었지만 한 번도 대든 일이 없었다. 그러다가 그 아이는 몹시 추웠던 어느 날 아침 학교 버스에서 내리다가 심장마비로 쓰러져 그대로 죽고 말았다. 클리프의 장례식에는 단 열 명의 학생 밖에는 참석하지 않았으며, 그들까지도 친구로서 참석한 것이 아니라, 학교에서 보냈기 때문에 의무적으로 참석한 아이들이었다. 나는 클리프의 관을 보면서 생각했다. 클리프의 비극은 얼마 살지 못하고 죽은 데 있지 않았다. 그의 비극은 단 한 번도 제대로 살아보지 못한 데 있었다.”
당신은 금년 한 해를 제대로 살았으며, 오늘을 제대로 살고 있는가? 제대로 사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김성원 광주중흥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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