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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의 자랑

 

1957년 초등학교 6학년 때 수행여행을 갔다. 6.25직후 주민들의 이동통제도 심했다. 도민증검사도 하였고, 전북지역에서 타 지역으로 가려면 버스 운행증을 앞 유리창에 붙여야 했다.
 충남부여. 유성온천. 허물 많은 중생들 앞에선 은진미륵. 전주 전매청 연초제조공장, 문화연필공장 등 낯선 세상구경을 많이 하였다.
 궁녀의 한(恨)이 서린 부여의 낙화암. 백마강과 고요한 고란사. 황산벌 논산훈련소. 한 줄로 엎드려 사격하는 훈련병을 1미터 까지 접근하여 볼 수 있었다. 사격하는 총성소리. 덜컹덜컹 뛰어 나오는 총깍지 탄피. 모두 호기심에 찬 것 들이였다.
아직도 동심(童心)에 찬 우리들은 반짝 반짝 빛나는 총 깍지에 모두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최근 어린이들에게 “게임기”가 최고의 장난감인 것처럼 그 당시 “총 깍지”는 우리들에게 최고의 장난감이기 때문이다.
전주연초 제조창에서는 10센치가 넘는 공정불량의 골련*을, 문화 연필공장에서는 자루에 페인트도 칠하지 아닌 한 까실까실한 미완성 연필을 얻어오기도 하였다. 나는 문화연필공장 이름에서, 그리고 초등학교 때 배운 한글날 노래 “한글은 우리자랑 문화의 터전‘ 가사에서 ”문화“라는 말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문화란 무엇인가? 답변은 그리 단순하지 아니하다.
일하고 놀고 즐기는 삶의 다양한 행태(行態)를 우리들은 문화라고 할 수 있다.
문화적인 효소는 누룩처럼 발효되어 일상적인 생활에 녹아있다. 먹고 입고 잠자는 것. 언어관습과 행동양식도 문화는 지역이나 집단의 도가니 속에 강한 합금처럼 용해 되어있다.
버스안 어른에게 좌석을 양보하지 아니한 학생에게 좌석을 양보하란 직설적인 말 대신 “Are you korean?” 하고 은유적(隱喩的)인 질문하였다. 학생은 잽싸게 일어나 좌석을 양보 하였다.
다른 나라에서 없는 우리의 경로문화. 경로석 양보에 대한 미풍양속의 문화반도체칩이 우리 토종들의 머리속에 내장되어 행동의식이 훈련 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신? 한국사람 맞아” 하고 문화 리모컨으로 쏘아버린 것이다.
문화는 그 사회 안에서 서로 공유하고 있는 보편적 정서이며 상식이라 할 수 있다.
 인류의 역사적 기록. 전통과 관습, 미술음악과 문학. 수려한 자연경관. 여타 길거리의 개똥?까지도 무수한 것들이 우리들의 문화라 할 수있다.
우리들은 태어나면서부터 가족집단의 일원으로 한통속 문화를 호흡하고 인격체로 성숙하여 왔다. 그 당시 우리들이 생소한 지역문화 환경에 접한 충청남도의 수학여행이 잊어지지 아니한 것은 서로 낯선 문화적 차이가 만든 편린(片鱗)은 이기 때문이다.
문화는 서로 이웃하는 사람들에게 경계없이 자유스럽게 개방.개화(開放開化)되어있다. 때로는 서로 소통하여 그 지역에 맞도록 다듬어지고 유연해져 있다.
군자(君子)처럼 화이부동(和而不同)으로 다름과 차이를 조화시키면서 공존시켜주고, 낯설고 새로운 것을 우리 모두의 것으로 다듬어주고 있다.
문화는 정지하지 아니하고 구름같이 살아 움직인다.
서로 순화시켜 편하게 하기도 한다. 마치 눈비가 되어 내리고 바람 따라 삽상(颯爽)하게 변하기도 한다.
우리 지역문화융성은 스스로 얼마나 내가 살아온? 소소한 지역 문화를 잘 알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
문화의 담론(談論)을 한 꼭지씩 잡아 자기지역 문화가 얼마나 자랑스런 것이지?새로운 틀로 음미(吟味)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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