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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면 찾아오는 불청객, 질식재해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었다. 길거리를 그냥 걷고만 있어도 숨이 턱 막히는 요즘 같은 무더위에는 그늘과 물을 찾아 산이나 바다로 휴가를 떠날 생각에 들떠있다. 사람들의 이런 방심을 틈타 여름철에 찾아오는 불청객이 밀폐공간(공기가 잘 순환되지 않는 닫힌 공간)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질식재해(숨이 막혀 발생하는 재해)다.

질식재해란 작업자가 산소의 유무를 확인하지 않고서 또는 적절한 조치 없이 밀폐공간 내부에 들어갔다가 유해가스나 산소가 부족한 공기를 들이마시고 호흡곤란을 일으켜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사망하거나 부상을 당하는 경우를 말한다. 우리의 일상적인 생활공간 주변에도 이러한 위험장소가 여러 곳이 있는 데, 예를 들면 자주 사용하지 않는 우물, 수직 굴, 터널, 수로암거(배수로), 맨홀, 탱크, 정화조, 침전조, 집수조 등이 이에 해당한다.

노동부 산업재해 통계에 따르면, 사업장에서 최근 5년간 산소부족으로 인한 질식재해는 129명에 이르고, 이중 30.2%가 하절기인 6~8월에 발생하였다. 지난해 7월 2일 고양시에 소재한 한 대형마트 지하 냉동기계실에서 냉매로 쓰이는 프레온가스가 새어나와 지하실 점검을 위해 들어갔던 작업자 4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킨 적이 있다. 또한 같은 해 8월 28일 부천시 소재의 한 선로 공사현장에서 작업자가 맨홀에 들어간 후 2분 만에 일산화탄소에 의해 쓰러져 있는 것을 동료직원이 보고 구출하러 맨홀에 들어갔으나, 작업자 중 1명은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당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여름철만 되면 유난히 질식재해가 많이 발생하는데 그 이유는 기온 상승과 집중호우로 인해 맨홀 등 밀폐공간 안에 미생물 번식이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미생물 번식이나 음식물 등 부패가 활발해지는 밀폐공간은 산소소비량이 증가하면서 밀폐공간 내 산소량이 줄어들고, 음식물 등의 부패과정에서 이산화탄소, 황화수소 등 유해가스가 발생하기 때문에 산소결핍이 아니라도 유독가스 중독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요즘 같은 여름철에 이러한 장소에서 작업시에는 반드시 안전수칙을 준수해야 함에도 지식부족과 위험불감증으로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은 것도 문제다. 특히 발주업체인 원도급업체의 관심부족과 실제 작업을 수행하는 영세한 하도급업체의 체계적이지 못한 작업관리로 심각성은 더욱 커진다. 밀폐공간 작업 시 반드시 필요한 산소 및 유해가스 농도측정기, 공기호흡기 등과 같은 기본적인 장비를 갖추기 못하고 작업을 진행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럼 질식재해는 어떻게 해야 예방할 수 있을까. 질식재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작업 전 산소나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하고 작업 전과 작업 중에 지속적인 환기를 실시하며, 밀폐공간 작업 시 개인보호 장비를 상시 착용하는 등 질식재해 예방 3대 안전수칙 준수가 요구된다. 또한 밀폐공간 내에 재해자를 구하러 들어갈 때에도 빠른 신고가 우선이며 섣부른 판단과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2차 사고를 예방하는 방법이다. 아울러 작업 전 산소결핍 재해예방 특별교육을 실시하고 상시 작업 상황을 감시할 수 있는 감시인을 지정해 밀폐공간 외부에 배치, 밀폐공간(산소결핍) 위험작업 종사 근로자에 대해서는 출입 시 인원을 점검하고 관계자외의 출입을 금지시켜야 한다. 출입금지 표지판의 경우 보기쉬운 장소에 게시해 마지막으로 밀폐공간 위험작업자와 외부 관리감독자 사이에 상시 연락할 수 있는 체계 및 장비와 설비를 갖추어야 밀폐공간 질식재해를 예방할 수 있다.

밀폐공간 내에서의 질식재해는 한 순간에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재해다. 본인은 물론 가족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함은 물론 회사의 존망을 좌우할 수도 있다. 항상 예방만이 최우선이며 “위험을 보는 것이 안전의 시작”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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