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면서 아프거나 다치지 않으면 좋겠지만 누구든지 병원을 찾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특히 응급상황 시 당사자나 가족입장에서는 1분 1초가 급하다. 특히 응급상황에 전문치료를 최대한 빨리 받아야만 하는 경우가 있다. 얼마 전 전북권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된 전북대 병원의 신속하고 적절한 대책이 미흡해 2살 아이가 숨진 사고가 그렇다.
응급의료체계는 적정규모의 지역에서 응급상황 발생 시 효과적이고 신속하게 의료를 제공하기 위해서 인력, 시설, 장비를 갖추고 유기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재배치하는 것을 말한다. 즉, 응급환자가 발생하였을 때, 현장에서 적절한 처치를 시행한 후 신속하고 안전하게 환자를 치료에 적합한 병원으로 이송하고, 병원에서는 응급의료진이 의료기술과 장비를 집중해 치료하도록 지원하는 체계를 말한다.
전북에서는 전북대병원이 전북권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됐었다. 그런데 지난 9월30일 2살 아이 중증외상소아환자 사망사건으로 전북대병원의 전북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이 전격 취소됐다. 이로써 전북에는 전북권역응급의료센터가 없는 상황을 맞고 있다.
지난해 원광대병원이 권역외상센터와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선정됐지만 관련 인프라 구축을 마치고 지정받으려면 아무리 빨라도 오는 2018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정이 취소된 전북대병원에 대해서는 6개월 뒤 미비점 보완 사항을 봐서 재지정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한다. 그동안 전북의 응급의료공백이 불가피하게 됐다.
전북대병원이 잘못했다고 해도 복지부가 전북대병원의 지정을 대안 없이 취소한 것은 문제가 있다. 사실 근본적인 문제를 들여다보면 전북대병원만의 잘못으로는 보기 어렵다. 전북의 의료공백도 감안했어야 한다. 취소하고 보완하라는 것보다는 일정기간 유예기간을 주고 그래도 미비하면 취소하는 지금과 반대의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
결국 전북대병원의 지정 취소는 당장의 응급의료체계의 붕괴도 걱정이지만 메르스 등과 같은 갑작스런 중증질병 발병 시 전북은 무방비 상태가 되는 것도 큰 문제다. 원대병원이 권역외상센터와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지난해 선정됐지만 여건을 갖추고 지정받기 위해서는 2018년에나 가능하다고 하니 이래저래 전북의 의료공백이 불가피하다.
이 같은 상황과 관련해 전북도의회 환경복지위원회도 지난 1일 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보건복지부는 전라북도에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 운영 중인 곳은 전북대병원 단 한 곳뿐인데 대체기관 지정이나 대안도 없이 지정을 취소했다고 질타하며 의료공백을 우려했다.
복지부가 지난해 원광대학병원을 권역외상센터와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선정했지만 권역센터 요건을 갖추고 지정받으려면 전담인력과 시설·장비 등 관련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이는 당장 이뤄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빨라도 오는 2018년에나 지정을 검토할 수 있는 상황이다.
권역응급센터 지정요건은 매우 까다롭다. 중증응급환자진료구역, 음압격리병상, 응급전용 중환자실·수술실, 입원실, 혈액은행 등 한 단계 아래인 지역응급의료센터보다 매우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돈이 투입되고 관련 시설을 갖추고 전담 인력으로 응급의학전문의 5명, 소아응급환자전담전문의 1명 이상 확보 등 쉽지 않은 조건이다.
권역센터는 권역 내 지역응급의료센터·응급의료기관에서 이송되는 중증도가 높은 응급환자를 모두 수용하는 피라미드 구조다. 그런데 전북은 전북대병원 취소로 그런 응급이송체계가 붕괴됐다. 도내 유일의 재난의료지원팀이 해체됐다.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국가에서는 각 병원의 응급실을 규정에 따라 평가해 응급의료기관으로 지정하고, 지역의 인구나 인근지역과의 균형 등을 고려해 등급과 함께 합당한 업무를 부여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1개의 중앙응급의료센터와 16개 권역응급의료센터, 98개의 지역응급의료센터와 352개의 지역응급의료기관으로 나누어 있다. 16개 권역응급의료센터 중 하나인 전북대병원의 지정이 취소로 인한 문제점을 간과할 일이 아니다.
전북대병원에 잘못이 크다. 그러나 근본적 문제는 덮어두고 병원 측에만 책임을 묻는 복지부도 잘못됐다. 시스템과 지정기관의 철저한 점검과 관리를 못하고, 지정기관에 대한 지원이 미흡한 것 등 근본적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어쨌든 전북대병원의 지정취소를 다시 취소하고 먼저 유예기간을 주고 보완토록 재검토가 필요하다.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전북의 의료공백 최소화를 위해 집중지원과 보완관리를 통해 재지정 검토를 하루라도 빨리 해 전북도민들의 의료공백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