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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았던 자리가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 공중 화장실에 가면 가끔씩 이런 문구를 접하게 된다. 그 말은 역으로 떠난 자리가 아름다운 사람이 되자는 말과도 같다. 누구든지 살아가면서 곱씹어 볼 말이다.

인간은 사회생활을 하게 된다. 가정에서, 그리고 직장이나 조직에 몸담고 나름의 위치가 있다. 지위의 높고 낮음을 떠나 해야 할 역할이 있다. 특히 지위가 높은 사람일수록 역할이 크기 마련이고 그만큼 책임감도 따른다.

직장이나 어떤 조직에 몸담게 되면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에서 맡은 바를 열심히 하고 더불어 사는 자세를 가지는 것만큼 아름다운 것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주어진 역할과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서 자리에 연연하거나 주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아무리 잘 포장된 거짓도 시간이 지나면 진실은 밝혀지기 마련이다. 맡은 바 역할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사람은 그 사람이 자리를 떠났을 때 더욱 추한 모습이 드러난다.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니라고 느낀다면 스스로 자리를 비키는 것이야 말로 또한 그나마 자신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떠난 자리가 아름다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신에 대한 기억이 아름답게 남을 수 있도록 평소에 노력해야 한다.

최근 새만금개발청이 이슈다. 송하진 전북도지사가 새만금개발청의 역할과 특히 현 청장의 역할에 대해 전북의 이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현 청장의 자리문제까지 거론했다. 인사권자가 아닌 지사의 그런 발언은 작심하지 않으면 어려운 말이다.

어떤 조직이든 최고의 재산은 사람이다. 특히 리더가 능력을 겸비하고 긍정적사고와 변화와 개혁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임무에 충실하다면 그 조직은 매우 융성해 질 것이다. 반면 능력도 없고, 안일하고, 매너리즘에 빠져있다면 그 조직은 발전은 고사하고 존폐에 직면할 것이다.

새만금개발청의 경우 지지부진하던 새만금개발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만들어 졌다. 그렇다면 새만금개발이 효율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주어진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특히 조직을 이끄는 청장이야말로 긍정적, 진취적, 창조적 사고로 새만금 개발의 선봉에 서야 할 사람이다.

새만금은 전라븍도에 위치해 있지만 전북만의 사업이 아니라 국가사업이다. 우리나라 미래를 바꾸어놓을 만큼 큰 성장잠재력을 가진 꿈의 땅이다. 어떻게 효율적이고, 빠르게 개발하느냐는 그래서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그런데 그동안 지지부진해 청을 설립했지만 새만금개발청 설립 이후에도 달라진 게 없다. 말잔치뿐이다. 대선이 있을 때마다 말로는 우리나라의 최고의 성장 동력이라며 당장 적극적 개발에 나설 것처럼 한다. 희망을 갖게 한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다. 효율적 추진을 위해 만들어진 새만금개발청도 존재이유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전날 국회를 방문해 예산협의를 하고 온 송 지사는 23일 오전 예정에 없던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를 자진해 요청했다. 잡힌 일정도 취소하고 기자간담회를 요청한 자리에서 새만금개발청과 청장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총리실의 새만금추진단이 총괄적 기능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새만금개발청장이 새만금추진단 총리실에서부터 7년 간 업무를 해오면서 전북을 위해 조금이라도 이익을 대변해 적극적인 역할을 했는가 묻고 싶다고 했다.

자신이 인사권자는 아니지만 새만금개발청장의 진로문제까지 고민할 것이라는 초 강경발언까지 쏟아냈다. 송 지사는 작심한 듯 전북에 이익에 되지 않는 새만금개발청과 이병국 청장이라고 규정했다.

그 같은 배경은 그동안 새만금개발청이 새만금개발의 컨트롤타워 역할은 고사하고 새만금개발과 전북발전을 위해 한 일이 없고, 새만금투자 관련 삼성MOU문제와 관련해서도 아무 역할을 못한 것에 대한 불만 폭발로 보인다.

개발청은 역할에 대한 확실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우선 한계를 보인 현 청장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앉아야 할 자리가 아니면 물러나는 것이 조직과 자신을 위하는 일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그나마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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