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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首長)


 

 중학교의 운영을 맡으면서 필자는 교장이 되고자 하는 선생님에게 꼭 요구하는 것 중 하나가 음악으로 치면 각자의 목소리를 내는 선생님들을 지휘하여 연주할 곡이 있는지를 묻곤 한다.

 

 학교에서 교장이 되고픈 사람이 어떠한 곡을 지휘할지 모르고 지휘자의 자리에 앉게 되면 본인에게는 영달이 되고 가문의 영예가 될지 모르겠지만 그 폐해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힘들어지는 사람은 교사이고, 학생과 학부형에게까지 그 피해가 고스란히 전달된다.

 

 선생님들이 똑똑하면 똑똑할수록 개성이 강해서 화합하여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은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동체가 추구해야 할 목표가 있어야 한다.

 

 선거 때만 되면 교육 현장에도 전북의 교육을 책임지겠다고 여러 사람들이 도움을 요청하지만 필자는 그들에게 꼭 3가지 사항을 물어보곤 한다.

 

 첫째, 전북의 농어촌에 산재해 있는 전교생이 30∼50명도 안 되는 초·중학교에 대한 대책이 있느냐는 것이다.

 필자는 통·폐합론자도 아니고, 폐교론자도 아니다. 전북 교육의 수장이 되겠다고 한다면 이에 대한 심각한 고뇌가 있어 하고, 이에 대한 정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규모 농어촌 학교가 매년 졸업생이 3∼5명밖에 되지 않는데 특별한 대책도 없이 지역 초등학교를 살리겠다고 한다면 그는 거짓말쟁이 지도자일 것이다. 지금과 같은 상태로 놔두면 10년 뒤에는 고사(枯死)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둘째, 공교육의 활성화 대책이 있느냐는 것이다. 지금과 같이 공교육을 활성화하지 않으면 학생들은 사교육을 받기 위해 학원으로 내몰리게 되고, 이는 사회적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심화시켜 구조적으로 경제적 빈곤층을 양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셋째, 전북 교육의 실력 향상에 대한 대책이 있느냐는 것이다. 공부는 잘 할 수도 있고, 못할 수도 있지만 우리 학생들이 겪어야 할 경쟁력과 실력이 실제로 전국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다면 이는 전북 교육을 맡고 있는 지도자가 책임져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대선이 임박하자 여러 사람이 이 나라의 지도자가 되겠다고 한다. 이들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다.

 


 먼저, 한반도 평화 정책이 무엇인지를 묻고 싶다. 사드를 배치해야 된다는 지도자도 있고, 재검토하겠다고 하는 이도 있다. 배치하게 되면 중국이 서운하고, 배치하지 않으면 미국과 불편해진다.

 

 진정한 지도자라면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강대국들을 설득해 우리 중심으로 주변국들의 동의를 얻어내는 것인데 이는 북한의 핵 폐기와 장거리 미사일 등 군축을 이룰 수 있는 정책이 있느냐는 것이다.

 

 또 하나는 정치 민주화를 이룰 수 있느냐는 것이다.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기본 원리조차 지키지 않고 권력을 사유화하는 것에 대해 대(大)개혁을 이룰 수 있는 민주적 사고를 가지고 있느냐는 것이다.

 

 나라 없는 국민은 있을 수 있지만 진정 백성 없는 나라는 세계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하고,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정비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경제 민주화를 이룰 수 있느냐는 것이다. 서민을 돌보고 복지를 말하는 수준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들려고 하는 분명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

 

 재벌 위주의 경제 정책이나 파이를 크게 만들면 낙수효과가 있다는 논리로 국민을 호도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 구조면에서도 기회 균등과 공정한 경쟁을 이룰 수 있는 정책이 있느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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