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l 축소

이유 있는 사료용 벼 생산


 

쌀이 남아도는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남는 이유는 간단하다. 소비량은 지난10년 동안 21.4%가 줄었으나 생산량은 10.3% 밖에는 줄지 않아 균형을 못 맞춘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다. 남아도는 쌀로 인한 부작용은 예상보다 크다. 사상 유래 없는 가격폭락을 가져왔고, 이에 따른 농민에게 지급되는 소득보전용 정부 변동직불금만 1조 5천억에 달한다. 재고량 역시 200만톤에 육박하고, 가치하락 분을 포함하면 이를 관리하는 데만 연 5천억 이상의 돈이 들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쌀은 엄연히 주식(主食)으로서 자리를 지키고 있고 포기할 수 없는 것이기에, 그동안 수많은 혜안(慧眼)이 제시되어 왔으나 그 대책의 큰 줄기는 결국 생산량을 줄이고 소비량을 늘이자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식량원조협약(FAC)에 연내 가입하여 해외 원조를 늘리고, 벼 재배면적을 지난해 77만9000ha에서 올해 74만4000ha로 3만5000ha 감축하기로 했다. 또한 소비확대를 유도하고, 재고 관리를 위해서 복지용·가공용·사료용 쌀 공급을 확대해 2017년 정부양곡 118만t 수준을 판매한다는 목표도 세웠으며 쌀 직불제, 공공비축제 등 쌀 관련 정책을 적정생산 유도 방향으로 개편해 나가기로 했다.

 

 

농지의 원형은 유지, 총체벼 등 조사료 재배면적을 늘려야!

 

     쌀의 생산량을 줄이는 문제는 농지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타 작물 재배면적을 늘려나가되 콩 등 식량자급률을 향상시킬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작부체계를 개발해 나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그러나 타 작물 재배의 경우 몇몇 작목으로 집중되게 되면 그 품목의 가격이 하락하는 소위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방향을 과감히 전환하여 먼저 사료작물로 사용할 수 있는 작물재배를 늘려 쌀 생산량도 줄이고 조사료 자급률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2015년 현재 조사료 자급률은 80% 수준이다. 그러나 국내조사료 총수요량 553만 톤 중 수입산 100만 톤을 수입하고 있고, 나머지 국내산 조사료 중 약 50%는 품질이 낮은 볏짚이 차지하고 있다. 조사료 수입에 연 3억 달러를 지출하는 구조를 개선하고 양질의 조사료를 확보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료용 총체벼, 밀, 옥수수 등을 심어 이를 대체 하자는 것이다. 

 

사료용 총체벼는 농촌진흥청에서 녹양벼 등 여러 품종이 개발된 상태이다. 이들을 활용하여 규모화 된 특화단지를 조성하고, 직파재배와 같은 방법을 통해 생산하되, 점차 드론 등을 이용하여 파종하는 스마트필드 단지를 조성하는 경우 생산비의 절감과 함께 양질의 조사료를 경쟁력 있게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농촌진흥청에서 금년에 사료용 총체벼 시범단지를 운영하는 것은 매우 시의 적절한 일이라 할 수 있다.

 

 

경축순환모델을 육성함으로서 친환경 생산단지조성

 

특히 농도라 불리는 전북의 경우 전국 쌀 생산량의 15% 이상을 생산함과 동시에 정읍, 임실, 장수지역은 국내 최대의 한우 사육지이기도 하다. 이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조사료를 조달할 수 있는 총체벼 단지를 조성함과 동시에 한우로부터 나오는 분뇨의 경우 펠렛형 퇴비로 자원화 하여 다시 농경지에 순환시키는 소위 경축순환모델을 육성함으로서 친환경 생산단지로서의 이미지 구축도 이룰 수 있으리라본다.

 

 

농가의 소득보장, 양질의 종자공급 등이 선결문제

 

이를 위해서는 사료용 총체벼 및 곡실용 사료작물 재배농가의 소득보장, 양질의 총체벼 종자공급, 직파재배를 통한 생산체계 그리고 단지규모 등 나름 단계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남아있지만 지자체와 생산자가 머리를 맞대고 전향적으로 협의해 가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부분이다.

 

물론, 사료용 총체벼 재배는 예민한 문제일수 있다. 주식인 쌀을 사료목적으로 재배할 수 있느냐는 정서적 측면이 그것이다. 또한 몇 만ha의 논에 사료벼를 재배한다 해서 생산량과 소비량의 엇박자를 하루아침에 안정화 시킬 수 는 없다.

 

그러나 남아도는 재고 쌀의 사료화 문제가 현실화 된 마당에는 생산량을 줄이는 방향과 방법에 있어 시각교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주곡인 쌀로의 생산 못지않게 사료로서 생산도 가치가 충분히 있는 일이며, 이를 통해 우리 땅에서 얻어지는 양질의 사료작물로 우리 몸에 맞는 육류를 생산해 낸다는 인식의 변화가 쌀 농업의 위기극복을 위한 작은 단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큰 그림도 작은 점으로부터 시작된다. 지금이 그 시점이다.    

이전화면맨위로

확대 l 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