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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의 이해와 100세 시대 농업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특작환경과 과장 박진면>

농업이란 무엇일까? 농업의 사전적 의미는 ‘농사짓는 직업 또는 땅을 이용하여 유용한 식물을 재배하거나 유용한 동물을 먹이는 유기적 생산업’이다. 옛날의 농업은 의식주에 필요한 물질을 생산하는 것이다. 먹거리가 부족한 환경에서 농업은 식량 생산이 주된 목적이다.

  조선왕조실록엔 ‘농자천하대본(農者天下大本)’에 대해 여러 번 언급되고 있다. 숙종실록에는 “농사는 천하의 큰 근본이라 왕이 된 자의 정사로서 권농보다 우선하는 것은 없다”했고, 정조실록에는 “농사는 천하의 대본인 것으로 백성들이 하늘로 삼고 있는 것이다”라고 했다. 이처럼 우리 조상들은 농업을 높이 여기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예나 지금이나 농업은 생명을 유지하는 근본이고, 이런 농업이 자리 잡고 있는 농촌은 생명산업의 근원으로 우리의 미래이다. 산업의 발달과 환경의 변화로 농업의 영역 또는 역할이 변하고 있다. 농업은 무(無)에서 유(有)를 만드는 창조산업으로, 인간이 살아있는 한 유지해야 할 현재 진행형의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써 많은 일을 해오고 있다. 

  인공섬유가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는 목화를 재배하고 누에치기를 통해 면포와 비단을 얻었다. 과학 발달로 화학 섬유는 많은 사람이 쉽게 접하고 편리성과 저비용으로 널리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고급 옷감, 가방, 침구류 등의 주요 생필품과 인공 피부, 인공고막 등 의료용 소재를 농업부산물로 만든다. 농업 부산물을 활용한 땔감으로 공급되는 에너지는 부족하고 효율이 낮아 요구에 충족할 수 없다. 효율이 높고 다량 공급이 가능한 석탄 및 석유와 같은 자원이 개발되어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으나 자원의 유한성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사용에 제한을 받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는 거대억새 및 사탕수수, 목재팰릿 등의 바이오 에너지를 개발하여 채워나가고 있다. 자생하는 약용 및 기능성 작물의 생산과 이용은 인간의 수명과 삶의 질을 높이고 커피, 차 등 기호식품은 사람들의 행복감과 마음의 안정과 여유를 준다. 지금의 농업은 사전에 명시된 의미보다 넓은 영역을 포함하며 일상생활 모든 분야에 밀접하게 관여된다. 농업이 생산업의 일부로 생산성만으로 평가된다면 지속성과 확장성을 갖지 못하고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농업은 기본적으로 공익적 가치에 대한 기대가 크며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다. 정부가 농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더라도 국민적인 이해와 배려 등 새로운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보전할 가치를 부여 받는다. 이 때문에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공존하는 농업으로 심리적 거리감을 좁혀갈 필요가 있다.

  농업은 1차적으로 먹거리를 생산하여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농업 가치를 단순하게 생산성에 한정하는 것보다 삶의 터전을 가꾸고 유지하며 정서적 안정과 마음을 치유하는 인문학적인 영역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농업의 역할은 농촌과 도시 모든 곳에서 각 지역에 적합한 특수성을 확보하고 안전한 로컬(local) 먹거리 공급, 생물다양성 유지, 휴양과 여가 공간 제공, 주거 및 일자리 창출, 농촌사회의 활력 기능 등이다.

  100세 시대 농업은 소득형 소일거리사업으로 고령화 사회의 일거리 확보라는 현안을 자연스럽게 해결한다. 인간이 사는 곳에 농업이 없다는 것은 상상이 안 되며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다. 100세 시대 농업의 역할은 단순히 경제성만을 따지기보다 안전한 먹거리와 경관을 조성하여 휴식처를 제공하고 도시의 근간이 되는 농촌 공동체와 전통문화의 유지 계승이다. 또한 다양한 일거리 창출로 급변하는 사회의 계층 및 세대 간 갈등을 해소하며 인간미가 상존하는 완충지대로 농촌을 유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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