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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중독



<의학박사·임기영성형외과원장 임기영>

국어사전에 의하면 중독이라 함은 술이나 마약 따위를 지나치게 복용한 결과, 그것 없이는 견디지 못하는 병적상태라고 한다. 현실적으로 중독은 위험하다. 한 번 빠져들면 걷잡을 수 없다. 현대인의 중독을 보면 인터넷 중독, 스마트폰 중독, 게임중독, 섹스중독, 알코올중독, 도박중독, 흡연중독, 마약중독, 쇼핑중독 등이 있다. 심지어 일중독, 골프중독 등도 중독 증상으로 보기도 한다. 성형 중독도 예외는 아니다.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중독인데 그게 왜 나쁠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통제가 안 된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한 번 빠지면 온 신경이 거기에 집중된다. 심하면 한 가지에 몰입되어 아무 일도 하지 못한다. 이런 중독이 발생하는 이유는 과학적으로 분명하게 규명되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모든 중독은 인체 내 전달물질인 도파민의 분비와 연관이 있는 걸로 추정된다. 도파민이 적당하게 분비되면 의욕적이고 창조적인 사고를 갖게 해주지만, 과다해지면 쾌락을 추구하려고 하는 중독 상태에 빠지게 된다. 단순하게 보면 호르몬 분비체계의 교란으로 인한 합병증 정도겠지만 통제력을 상실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독의 위력은 상상 이상이 될 수도 있다.

사실 성형중독의 구분이라는 것이 애매하긴 하다. 성형 횟수를 몇 번부터 중독이라고 구분 짓기도 어렵다. “끊임없이 예뻐지고자 하는 심리를 적절히 관리하며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도 중독이냐?” 이런 반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답변할 것인가!

따라서 매우 주관적이지만 여기서 말하는 성형중독이란 자신의 외모에 만족을 못하고 끊임없이 성형의 힘을 빌리려 하는 경우이다. 통제가 안되고 온 신경이 성형에 집중되기 때문에 심하면 자기 파멸에 이를 수도 있는 것이다.

 
성형중독에 빠지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만족을 모르는 심리에 있다. 성형을 하고 예뻐지면 그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더 예뻐지고 싶은 욕심을 낸다. 어느새 비교대상은 과거의 내 외모가 아니라 곁에 있는 다른 사람들로 바뀐다. ‘조금만 더 손보면 쟤보다 예뻐질 수 있을 텐데....’ 이런 심리에 현재 세계 최고수준의 국내 성형기술은 상상의 날개를 달아준다.

그 상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 또 다시 성형을 결심하기에 이른다. 성형중독의 흔한 증상은 남들은 굉장히 예뻐졌다고 칭찬하는데 정작 자신은 만족을 못하는 경우이다. 결국 성형 수술의 결과가 잘 되어도 만족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다른 성형을 갈구한다. 그러다 적정선이 넘어가면 망가지게 되는 것이다.

 

정신과적으로 성형중독에 빠지는 가장 큰 심리기제(心理機制)는 신체이형장애이다. 신체이형장애(body dysmorphic disorder)는 정신신경증의 일종인데 이는 외모의 특정부분 또는 전반적인 형태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비정상적이라고 생각이 될 때 일어나는 여러 증상을 말한다. 예를 들어 자기 코에 콤플렉스가 있으면 여기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문제를 부풀려 크게 부각시킨다. 하루 종일 코를 가지고 고민하느라 시간을 소비하고 대인관계 등 사회생활에도 지장을 미친다. 이 증세에 빠진 사람들은 자존심이나 전반적인 자기가치감이 낮고 심하면 우울증, 조울증에 이은 자살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신체이형장애는 대체로 예민하고, 완벽주의적인 성격에서 많이 발생한다. 자신의 결함을 감추기 위해 화장을 진하게 하거나 마스크나 모자로 가리기도 한다. 하지만 신체이형장애는 성형수술로 해결하기는 쉽지만은 않다. 반복하면 할수록 다른 부위마저 망가뜨리는 악순환에 빠져버릴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경우는 정신과적인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가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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