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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또는 동물친구와 함께하면...



<전북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한국수의외과학회 회장 김남수>

오늘 “반려동물인구 천만의 시대, 동물복지 공약도 경쟁”이라는 뉴스를 본다. 이번 19대 대선의 새 트렌드로 반려동물과 관련된 동물복지 공약의 등장이라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면서 달라진 풍경이다.

   언제 부터인지 ‘애완동물’이라는 말보다도 ‘반려동물’이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되었다. ‘반려’ 또는 ‘반려자’라는 단어는 결혼식장에서 주례선생님으로부터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라는 말과 함께 들었던 말인데 동물에게 ‘반려’라니? 좀 당황스럽기까지 하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다. 요즘 텔레비전을 보거나 신문 잡지 등을 펼치면 동물에 관한 각종 프로그램이나 특집기사 등을 쉽게 볼 수 있고 심지어는 혼자 있는 강아지를 위한 전용 채널까지 있다. 보호자가 출근하면서 방송을 보게 하면 종일 심심하지 않도록 즐기며 볼 수 있는, 그야말로 강아지를 위한 전문프로그램이다.

   예로부터 사람과 가까이 있는 동물로는 개와 고양이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처음에는 인간들이 살고 있는 마을에서 떨어져 야생동물로서 생활을 하다가 점차 집에서 기르는 가축이 되었다. 야생의 수렵 본능을 발휘하여 사냥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거나 강한 경계심을 토대로 인간의 안전을 지키는 역할은 물론, 목축업에 있어서는 양몰이 등에 한 몫을 하면서 사람들과 함께 살게 되었다. 이렇게 가축화된 동물들은 차츰 사람들이 일방적으로 동물들을 좋아하며 가까이 두고 귀여워하는 가운데 가축이라는 개념보다는 애완동물이라는 개념으로 바뀌게 된다. 이러한 애완동물 또한 사람들의 생활변화에 따라 그 존재가치와 역할이 변화되고 있다. 특히 핵가족화와 출산율의 저하, 그리고 물질 만능주의의 만연에 따른 사람들 간의 소통부족과 결핍 속에 새로운 관계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반려’라는 말은 “늘 가까이 하며 생각이나 행동을 함께하는 짝이 되는 친구”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진 말이다. 혼밥, 혼술이 유행처럼 번지는 요즘, 반려동물은 사람과 더불어 사는 동물이라는 의미 이상의 존재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사람과 동물의 어울림으로부터 생기는 반려라는 말은 동물이 인간의 정서 및 육체적 건강에 미치는 효과를 인정하는 것이다. 또한 친구, 반려자 혹은 가족의 한 구성원으로 함께 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져 있는 말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지면을 통하여 우리의 삶 속에서 반려동물과 함께함으로써 얻어지는 좋은 점을 생애주기별로 단계별로 나누어 말하고자 하며 오늘은 그 첫 번째로 유아기에 동물친구와 함께 하면 좋은 점이 무엇인지 말해보고자 한다. 

 예전에 호주에서 공부한 적이 있을 때 이때 경험한 일이다. 아이가 태어나 기어 다닐 무렵, 시각장애우를 돕는 동물로 익히 알려진 골든리트리버 같은 영리하면서도 순한 강아지를 선물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아이와 함께 강아지도 성장하며 자연스럽게 친구가 되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먼저 유아기의 아이들에게 동물친구는 첫째, 감정을 공유하는 친구와 같은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어린아이들은 갑자기 놀라거나, 무섭거나, 슬프거나, 기쁠 때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감정을 다스리기가 쉽지 않다. 이 때 함께 자란 동물친구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와 안도감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둘째,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자기에게 도움을 청하는 작은 강아지나 고양이의 맑고 슬픈 눈을 보면서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특히 자신보다 훨씬 작고 약한 동물을 돌보아주는 경험은 더 나아가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이타주의적 행동으로 발달된다는 것이다. 셋째, 능동적인 참여의식과 사회화를 촉진시킨다는 점이다. 동물친구와 함께 생활하는 경험은 표정 혹은 느낌과 같은 비언어적 대화를 나눌 수 있는데, 유치원이나 어린이 집 등에서 활동적이고 능동적인 참여를 통해 친구들 사이에서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넷째, 정서적인 안정감과 자아존중 및 자립심 등이 길러진다는 점이다. 부모님 품으로부터 떨어지며 갖게 되는 불안과 두려움은 동물친구와 함께함으로써 서로에게 편안한 감정을 나눌 수 있다. 거울을 보고 이야기하는 듯한 동물친구와의 대화법은 자기 스스로를 존중하는 마음과 인내심이 길러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오늘도 우리 대학 동물병원에는 아파서 오는 동물친구들이 있으며 진료대기실에서 들려오는 보호자들의 말소리가 들린다. “우리아기가 다리를 다쳤는지....”, “엄마가 안아줄게....”, “너의 누나와 형이 이번 주에 서울에서 내려오면....”  등등. 듣는 사람에 따라서는 낯설은 말일 수 있지만, 적어도 반려동물을 키우는 분들에게는 매우 익숙한 말들이다. 그만큼 우리나라에서도 반려동물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가족처럼 여기고 있다는 근거이다. 이미 반려동물은 우리들의 일상생활과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 곁에 가까이 다가와 있음을 인정해야만 할 것이다.

 마침 푸른 오월의 시작과 함께 충견의 고장 임실군 오수에서는 의견문화제 ‘판’이 열린다. 사랑하는 아이들과 함께 반려동물의 효시라 불리는 오수개를 직접 보고 “개 판”이 벌어지는 곳에 소풍 계획은 어떠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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