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전주예총사무국장 양해완>
오늘
시골집에 홀로 사시는
어머니를 만나면
어린아이처럼 할망구인 어머니 품에 안겨
어리광을 부려 볼까나
철모르던 어린 시절
어머니 품에서
마냥
까불고 웃고 떠들던
아무것도 몰랐던
그때가 너무너무 좋았다고
큰소리로 웃으며
어리광을 마음껏 부려 볼까나
오늘
고향집 청하에 가서
어머니를 만나면
어머니 손 맞잡고
울어 볼까나
사는 게 힘들다고
왜 이렇게 사는 게
힘겨운지 모르겠다고
어머니의 따스한 손 마주잡고
소리 내어 엉엉 울어 볼까나
오늘
머리가 하얗고
말귀를 잘 알아듣지 못하는
팔십육 세의 어머니를 만나면
어머니를 업어드려 볼까나
예전에
갓난아이였을 때
나를 업어 키웠듯
이젠 힘없고
너무나 많이 늙어버린
어머니를 등에 업고
세월의 슬픈 노래
밤세워 불러드려 볼까나
( 해 설 )
매 연마다 붙은 -ㄹ까나 는 -ㄹ가나 의 방언으로써 모음으로 끝나는 동사의 어간에 붙어, 영탄조로 자문(自問)하거나 상대에게 의견을 물어 볼 때 쓰이는 종결 어미다.
이 시에서는 어머니를 만나면 할 일이 너무 많은데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 자신의 생각들을 스스로에게 나열하며 자문 한 것으로 어감에 감칠맛이 난다.
철없던 시절로 돌아가 어리광을 부려보고 싶고, 사는 것이 힘들다고 푸념하며 핑계 삼아 울어도 보고 싶고, 자신을 업어 주었던 엄마를 업고 밤 세워 세월의 슬픈 노래를 볼러 보고 싶다고 했다.
눈물이 핑 돈다. 어머니와 나 사이의 연결 고리가 맺어지는 순간부터 우리의 어머니는 자신의 인생을 던져버리고 오직 어머니의 역할과 자각과 책임이라는 짐을 지고, 우리들을 자신의 꿈으로 삼고, 우리들의 삶을 껴안았다. 그것은 오직 모성이라는 아련함으로 그렇게 살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