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국장 김정대>
과거는 정리해야 한다. 그것도 깔끔하게 정리해야 한다. 개인이나 단체, 어느 조직과 국가도 마찬가지다. 특히 지난 과거에 문제가 있다면 한 치의 부끄러움이나 의문이 없이 정리해야 모두가 홀가분하다. 그리고 그 정리된 과거를 통해 새로운 교훈을 얻고 이를 바탕으로 발전적인 미래를 준비하고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5년여 전 전국에 혁신도시가 추진되고 입주할 기관들이 결정될 당시 전북은 한때 조그마한 희망을 가졌다. 그런데 전북으로 이전이 예상되던 LH가 진주로 가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북은 발칵 뒤집혔다. 도내 정치인은 물론 사회단체와 도민 등이 모두 나서 도내 곳곳에 반대 플래카드와 깃발을 꼽고 거도적으로 LH의 전북혁신도시 이전을 촉구했다.
특히 당시 김완주 지사를 비롯해 도와 자치단체, 의회 등이 모두 동참해 상경시위를 벌이고 삭발식을 갖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치달았다. 특히 당시 김완주 지사 등은 직을 걸고 싸우겠다고 했다. 그러나 LH는 진주로 갔고, 전북에는 삼성이 새만금에 큰 투자를 한다며 전북도와 삼성 국무총리실이 참여한 가운데 MOU 체결사실이 대대적으로 발표됐다.
도민들은 새만금 개발이 지지부진한 데다 전북에 생산시설 투자가 전혀 없던 삼성이 새만금에 투자한다면 향후 삼성의 지속투자를 기대할 수 있고, 새만금개발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LH의 전북혁신도시 이전주장은 첨차 수그러들었다. 또 전북도는 삼성투자로 부가가치와 일자리 창출은 물론 새만금의 고품질개발에도 엄청난 도움이 된다며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펼쳤다.
그런데 이후 5년 동안 삼성투자 진실문제가 불거지고 논란이 지속됐지만 삼성측은 입을 다문 채 말이 없었다. 그리고 5년이 지난 뒤 여론에 떠밀리듯 삼성관계자가 전북도를 방문해 여건상 투자가 어렵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혀 사실상 투자백지화를 선언했다. 도민들에겐 청천벽력 같은 말이다.
아직까지도 이 문제와 관련 그동안 삼성은 물론 전북도 당시 책임자, 정부 등 어느 누구도 진실논란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도민들은 당시 들끓는 도민들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 누군가 기획 발표한 도민 기만용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풀리지 않는 당시 MOU에 대해 추진 주체와 동기 등 도민들의 풀리지 않는 의혹해명을 위해 전북도의회가 진상규명에 나섰다. 이미 일부 증인들을 불러 조사했지만 그들의 입에서는 새로운 답변을 듣지 못했다. 그동안 언론을 통해 알려진 정도의 수준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당시 전북도정의 수장이었던 김완주 전 도지사와 당시 정헌율 행정부지사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물론 그들이 증인으로 출석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 벌써부터 그들이 출석하겠느냐는 회의적 반응도 있다. 증인으로 채택된 사람들은 강제성이 없다지만 당시 도민을 대표했던 최고 책임자들이다. 반드시 출석해 성실히 밝혀야 한다. 도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새로운 출발을 도와야 한다.
전북도의회는 제대로 될까하는 우려 속에 2011년 삼성 새만금 투자 MOU 논란에 대한 진상규명에 나섰다. 지난 2월14일부터 오는 8월13일까지 ‘삼성 새만금 투자논란 진상규명 및 새만금 MOU 조사특별위원회’를 운영키로 하고 특위를 구성했다. 이후 일부 증인신문을 가졌지만 수확이 없다.
그런데 지난 13일 노홍석 당시 정책기획관을 신문하고, 다음달 2일 핵심증인인 김완주 전 지사와 정헌율 전 행정부지사를 증인으로 출석시키기로 의결했다. 또 오는 19일 국무총리실과 삼성을 다시 방문해 궁금증을 묻고, 새만금을 비롯한 전북도의 발전을 위해 투자유치 협조도 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문제는 우선 도민들에게 희망과 좌절을 안긴 쉽게 간과할 문제가 아니다. 원인은 무엇이고 왜 그랬는지 밝혀져야 한다. 만약 당시 성난 도민들을 호도한 부분이 있다면 관련자들의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 법적 도의적 책임이 있다면 져야 한다.
일단 의심을 갖기에 충분한 것은 미묘한 시기에 MOU가 갑자기 불거진 것이다. 또 나중에 문서가 공개됐지만 대기업인 삼성의 문서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허술하고 알맹이가 없으며 면피성 문구까지 삽입되는 등 허점투성이다. 당시 겉잡을 수없는 도민들의 민심을 가라앉히기 위한 거짓 MOU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잰 도민들에게 큰 희망과 좌절을 안기 이 문제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 전북에 대한 삼성의 새로운 협력과 투자로 연계하는 주춧돌이 되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시 핵심 증인인 도지사와 부지사는 반드시 증인으로 출석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 증인들은 참석여부가 권리가 아니고 도민들에 대한 의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