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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 아티스트 ‘리치 맥코어’를 만나다



<예원대 객원교수·미술작가 최지영>

전주시와 주한영국문화원은 5월10일에서 14일까지 전주시 일원에서 '2017-18 한영 상호교류의 해'의 일환으로, 2017 전주 영국주간을 선보였다.

이 행사는 '창의적 미래(creative futures)'라는 슬로건 아래, 전주시와 주한 영국 문화원의 공동주관으로 ‘문화강국 영국, 문화도시 전주에서 만나다.’ 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한국과 영국의 문화예술을 상호 교류하는 국내 최초의 공식행사였는데 도시, 디지털 기술을 통한 변화와 혁신, 다양성과 통합, 창의기업가 정신, 창의 교육 등 다섯 가지 주제가 중심이었다.

시민들은 거리, 예술, 음악 등의 영국의 문화·예술을 전주시내 곳곳에서 즐길 수 있었으며, 필자는 그 중 한옥마을 교동아트에서 전시하고 있는 영국 페이퍼 아티스트인 ‘거치 맥코어’ 전시 및 워크숍에 참여했다. 행사관계자에 의하면 전주시가 한지의 도시이고, 전주를 종이의 도시로 확실히 구축하기 위한 홍보를 하고자 ‘거치 맥코어’ 작가를 초청했다고 한다.

‘거치 맥코어’는 사진작가로서 매일 아침에 카메라를 들고 런던 곳곳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어 인스타 그램에 올렸었는데 자신의 사진과 다른 사람의 사진과의 차별성을 못 찾았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똑같은 사물을 다르게 보일 수 있을까?’에 착안해, 고심 끝에 찾아낸 것이 검은 종이에 모양을 내 자른 다음 사물위에 겹쳐 다시금 사진을 찍는 것이었다.

세계적 명소를 여행하며 자신의 잠재의식과 대상이 주는 영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러한 작품을 만들게 됐다고 한다. 이는 ‘그의 풍부한 상상력에 기초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분수광장에 있는 분수에 서핑하는 사람을 종이로 오린 후 분수에 덧대어 사진을 찍는 방법 등 위트 넘치는 상상력이 웃음을 자아내는 한편 감탄사가 절로 나올 만큼 나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처음엔 작가가 살고 있는 런던시내의 명소를 찾아 찍는 등 작게 시작한 것이 sns를 통해 TV와 매스컴에 노출됨으로서 세계적인 페이퍼 아티스트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워크숍에 참여하는 시민들을 위해 본인이 가지고 온 모형을 연필로 본을 뜨게 한 다음, 오려진 여러 가지 모형들을 가지고 다 함께 경기전(慶基殿)에 나가 이 곳 저 곳을 돌면서 ‘모형을 어느 방향으로 놓아야 돋보이는 작품이 되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물론 통역사가 있었지만, 언어가 서로 달라 언어의 장벽이 있는 사람들이 의자에 앉아 듣고 만 있는 것 보다, 야외에서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예술적 행위를 같이 하는 방향으로 워크숍이 진행되어 자연스럽고 좋았다.


특히 워크숍에 참여한 사람들은 한옥마을 관광객이 주를 이루었지만 예술을 전공하는 미술대 학생들이 다소 있어, 영감과 창의력을 배가 시킬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학생들은 작가에게 예술의 지향점(예술을 어떻게 발전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질문하기도 하고, 더 나아가 영국과 유럽의 예술에 대한 학구열이 있는 학생은 영국을 비롯한 유럽으로의 유학준비에 대한 궁금증 및 유학비용을 물어보는 등 미래를 준비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워크숍과 다른 취지의 질문이었지만, 학생들의 질문에 다 응대하는 작가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 이런 따뜻한 마음이 있었기에 똑같은 사물을 위트있게 바라 볼 수 있고, 관람객들이 웃음기 어린 눈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작품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해 보았다.

올 해에 전주 뿐 만이 아니라 여러 곳에서 영국문화가 소개되고 있다. 이런 행사에 관심을 갖고 동참하여 문화강국 영국의 문화 이모저모를 엿보고 좀 더 깊게 알아감으로써, 우리 문화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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