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북중학교 국어교사·문학박사·문학평론가·수필가 박여범>
욕심을 버리고 멈추자. 그리고 주변을 돌아다보자. 참, 많은 멋진 것을 만나자. 욕심을 버리는 것이 멈추는 것의 출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욕심을 버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누구나 할 수 있고 행동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처럼, 욕심을 버리고 멈추는 것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세상을 살아가는 불특정 다수는 가던 길을 멈출 때가 있다. 그리고 자신을 돌아다보며 새로운 삶을 만들어가고 싶어 많은 생각을 할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가던 길을 멈춘다는 것, 그 자체가 어렵다. 이런 이유, 저런 이유, 인정에 끌리고, 어쩔 수 없는 힘의 지배논리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 이것이 멈출 수 없는 많은 이유들 중 하나일 것이다.
학교 현장에서도 멈추면, 참 많은 것이 보인다. 학생과 학생, 학생과 교사, 교사와 교사의 관계 맺음 속에서도 ‘준 것 없이 미운 사람’이 있다. 교사인 나도 때론 이런 감정이 솟구쳐 오르곤 한다. 그런데 청소년기의 우리 아이들은 어떠하겠는가? 아무리 마음을 다스려도 미운 것은 미운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도 교사도 학교현장에서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 노력한다. 정말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항상 일이 벌어진다. 정말, 하찮은 말 한 마디가 교사와 학생들에게 학교폭력의 출발점이자 대화의 문을 닫게 한다. 때로는, 자기만의 해석으로 인해 상대방의 마음을 오해하고 눈길도 주지 않으려는 삭막한 학교현장을 만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멈추자. 아니, 멈추어야 한다. 친구에게 퍼붓고 싶은 욕설도, 선배나 후배에 대한 험담도, 교육계와 사회 전반에 넘쳐나는 부조리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도 모두 멈추자. 그리고 돌아다보자. 진정 지금 가고 있는 이 길이 우리 모두를 위한 길인지를 고민해보자.
모든 근심의 출발은 자신의 마음과 생각에서 온다. 마음에서 달려오는 생각을 막기는 참 어려운 과제이다. 그렇다고 자신의 감정을 적절하게 토해내지 못하면 화병(火病)의 중심으로 떨어져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멈추자. 아니, 멈추어야 한다. 그리고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자. 자신의 감정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면 진정성을 담아 대화를 나누어 보자. 학교폭력도 상부하달식의 행정처리도 모두가 대화의 부족에서 오는 결과다.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어리석은 우리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여유 있는 사람들의 탁상공론이라 해도 좋다. 주먹보다는 대화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의 시작이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자화상이라고 말한다. 어른들이 보여주는, 인간관계의 출발, 학교생활의 출발, 직장생활의 출발, 심지어 대화의 출발까지 멈추면, 참 많은 것이 보임을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깨달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어른들은 중요하지 않은 일상이 없겠지만, 모두 접어두고 멈추는 연습을 실천하는 삶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 방법은 아주 쉽고 단순하다. 아무리 용서할 수 없는 불의가 찾아와도, 남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주는 ‘경청과 배려’가 우선되어야 한다.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 ‘휴식과 여유’로부터 멀어진다면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다.
멈추면, 참 많은 것이 보인다. 어렵겠지만, 멈추는 연습을 하자. 설령, 그 멈춤이 우리가 원하던 것이 아니더라도 멈추자. 그리고 다시 되돌아보며, 미래를 준비하는 여유를 가지자. 망설일 필요가 없다. 마음먹었다면, 지금 바로 멈추자.
항상 우리는 ‘바쁘다’를 외친다. 그 ‘바쁘다’의 삶이 과연 우리를 행복으로 인도할 지는 의문부호다. 아주 쉬운 정의다. ‘바쁠수록 여유를 생각’하자. 그리고 돌아보자. 그리고 멈추는 연습을 하자. 서로를 경계하며, 자신을 돋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 현대인들의 삶이 안쓰러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