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특작환경과 과장 박진면>
농업은 인간이 살아가는 공간에서 지속적으로 유지되어야 하는 기반산업임과 동시에 가장 많은 변형과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는 산업이다. 농업에서 만들어지는 산물은 아주 다양한 물질로 변화가 가능하지만 사람들의 먹거리가 되는 식품으로서 미치는 영향력이 가장 크다. 농업의 생산행위는 지속가능한 농업 생태환경 유지와 삶의 터전을 보전하고 소비자 즉, 국민에게는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하는 중요한 생명산업이다. 농업은 자연생태계를 기반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땅과 물이 있어야 하고 작물이 자라는데 필요한 양분을 비료로 공급한다.
산업이 발달하지 않았을 시대의 비료는 주로 자연에서 얻어지는 산물로 사용량도 적어 자연생태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하였다. 농산물의 생산성과 품질향상을 위하여 비료사용량은 급격히 증가하였고 산업발달로 비료 공급도 원활하게 되었다. 그런데, 비료의 충분한 공급은 오·남용과 과용현상으로 나타났으며, 이에 따른 부작용으로 생태계의 불균형이 우려되어 환경 친화적인 농업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농산물 인증관련 ‘환경농업육성법’은 1997년에 제정된 후 여러 차례의 법 개정을 통해 크게 친환경농산물법과 농산물우수관리(GAP)제도로 구성되며 법적인 제약과 권한이 있다. 2015년에 농산물 인증면적은 148,179ha로, 이중 친환경농산물은 82,768ha이고 GAP농산물은 65,410ha으로 전체 농산물 생산면적에서 인증농산물 재배면적은 미미한 실정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산하고 소비하는 농산물은 인증과 관련이 없는 농산물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환경 친화적인 농업 및 농산물의 안전성과 농산물인증과의 연관성은 별개의 문제다. 먹거리인 농산물은 인증을 받지 않더라도 식품으로서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하고 환경 친화적으로 생산되어야 한다.
비료는 크게 보통비료와 부산물비료로 나누며, 안전한 먹거리와 환경 친화적인 농업을 위해서 비료 종류별 특성을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보통비료인 화학비료는 질소비료를 제외하고 원료가 대부분 광물이며 비료(화학)성분이 일정한 성분량으로 규정한다. 부산물비료는 부숙유기질비료와 유기질비료로 구분되며 부숙유기질비료는 잔여음식물, 가축분뇨 등과 같은 농축부산물이 주원료로 이용된다. 유기질비료는 유박, 어박, 골분 등으로 만들어지며 요즈음 유통되는 대부분의 유기질비료는 아주까리박이 많으며 원료를 수입에 의존한다.
국내 비료 시장은 2014년 기준, 약 1조 6,386억으로 화학비료 8,086억원, 부산물비료 8,300억원으로 양분되며 부산물비료생산업 등록업체가 전국 각지에 1,035개 정도가 분산되어 있다. 특히, 부숙유기질비료는 농축부산물을 주원료로 생산되기 때문에 축산과 경종 및 관련 산업이 상생하는 자원순환이며, 부숙유기질비료를 사용하는 것은 자원 재활용으로 환경 친화적인 농법이다.
부산물비료는 비료성분이 주로 유기태로 존재하고 화학비료는 무기태로 존재하나 화학비료와 부산물비료 모두 양분으로 작물에 흡수될 때는 분해(무기화)되어 이온형태로 흡수된다. 화학비료는 성분과 성분량이 정확하여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성분을 적량으로 처방하여 직접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양약(洋藥) 정도로 생각된다. 부산물비료는 양분의 개념보다는 장기적으로 토양의 물리성과 생물상을 개선하는 간접적인 효과로 한약(漢藥) 정도로 설명이 가능하다.
화학비료와 부산물비료 비교는 어느 것이 더 좋다기보다 사용목적에 따라 선택되어져야 하는 문제이다. 사람들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양약과 한약이 목적에 따라 각각 적절한 쓰임새가 있듯이 농산물의 생산성과 품질을 유지하고 환경 친화적인 농업을 위한 비료사용은 작물재배와 토양환경 조건에 부합한 선택의 문제이다. 진정한 환경 친화적인 농업은 어떤 비료를 사용하든 환경에 부담을 적게 주면서 작물의 생산성과 품질은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자원순환 개념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