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용 <전주비전대학교 교수>
대한민국은 지금 새 정권과 더불어 권위시대를 보내고 국민권익 시대에 접어들면서 갑질 문화 타파 중이다.
정부는 각 부처에 갑질 문화를 전수조사하고 조만간 대책을 발표하기로 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갑질 문제는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지극히 후진적 사회문화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권력이나 파워, 계급, 서열이 있는 모든 조직관계, 즉 정부와 일반인, 조직사회의 상사와 부하, 선배와 후배, 고용주와 피고용인, 강자와 약자 등 우리사회에 만연되게 널리 퍼져있다.
갑질은 갑을관계에서 `갑`에 어떤 행동을 뜻하는 `질`을 붙인 것으로, 권력의 우위에 있는 갑이 약자인 을에게 하는 부당행위를 통칭하는 개념이며, 원래는 계약법에서 계약체결의 당사자인 갑방(甲方)과 을방(乙方)을 가리키는 개념이다.
최근 우리사회에는 너무도 갑질 횡포가 거리낌 없이 만연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행태들을 보면 과연 우리가 자유와 평등을 기본 가치로 하는 민주사회에 살고 있는지 심히 의심스럽다. 승무원을 겁박하는 항공사 임원과 대기업 임원, 백화점 주차요원에 무력과 폭언, 제자에게 고문과 인분을 먹인 교수, 대리점에 부당한 횡포를 하는 본사, 대기업의 중소기업 길들이기, 아파트 경비원에대한 주민의 횡포, 가맹점에 대한 본사의 갑질, 제약회사와 식품회사 대표 및 D산업 부회장 운전기사 갑질 폭언, 외교관의 재외공관 갑질, 대학에서의 교직원에 대한 갑질, 군부대 장성의 공관병 갑질 등등.
아마도 만연되고 있는 이유는 부와 권력의 맛에 길들여진 우월감 때문이 아닌가 싶다. 대체로 크고 작은 권력이 주는 단맛에 취해서 일명 끗발을 부리는 것으로 보여 진다. 모든 사회조직의 지도자나 리더는 구성원을 향해서 안하무인 무소불위의 칼을 휘두르라고 부여한 두목 같은무력 완장이 아니다.
그런데 유난하게 대한민국은 `갑`들의 횡포가 너무도 심하다. 한 조사에 의하면 대상자의 95%가 다른 나라보다 우리나라의 갑질 문제가 심각하다는 결과를 보면 의식의 왜곡이 그 원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는 유교문화의 영향으로 왜곡된 상하관계, 잘못된 계약문화, 생존적 경쟁문화, 빈부격차의 경제구조, 봉건적 사고의 상존, 우월 및 특권의식, 인성교육부실, 개인 및 집단이기주의, 공동체의식의 실종 등으로 갑질에 대한 양심과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역사 속에서도 갑질의 대가는 불행하고 비참하며 혹독한 결과를 가져왔음을 알 수가 있다. 갑질의 대가로 자신과 가족, 가문에 이르기까지 살육과 몰락 심지어 국가의 명운도 위태롭게 하였다. 이는 고려중기 문신들의 갑질로 무신정변이 일어나 대학살과 나라의 혼란 및 국력약화로 몽고에 항복과 치욕을 당한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또한 무오사화 역시 유자광이 개인적 치욕을 당해서 김종직을 복수한 것이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시해와 유신정권의 몰락도 차지철 경호실장의 하늘을 찌르는 갑질로 인한 것이다.
우리사회의 갑질 횡포는 현재 혹독한 대가를 치루고 있으나, 좀처럼 완전히 근절 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유교문화와 상명하복의 군사문화 및 가부장적 권위주의가 사회 전반에 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도 있으며, 법치주의가 공평하게 완전히 정착하지 못해서 그런 것 이기도하다.
아마도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서 갑과 을이 되기도 하며, 계급사회가 존재 하는 한 `갑`,`을` 관계는 계속 존재 할 수밖에 없으며, 사실상 항상 공존하고 있다 .
우리 일상에 만연된 암적 요소인 갑질 횡포는 하루속히 근절 되는 것이 우리사회 개혁의 첫걸음 이라고 생각한다. 갑, 을이 상생하며 같이 발전할 수 있는 건전한 갑을관계 정착을 위한 의식변화와 혁신이 근본적 해결이며, 아울러 정부의 강력한 제도적 장치마련과 정책의 뒷받침이 이루어진다면 갑 질 횡포는 우리 사회에서 반드시 사라질 수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