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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品格)



류정수 <시민감사 옴부즈만, 공학박사>



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을 교사라 하지만 교사가 모두 다 학생들의 존경을 받지는 않는다. 존경받는 선생님으로 표현되는 “스승”은 학생들 한 명 한 명을 중요시 여기는 분에게만 주어지는 호칭이다.





얼마 전 사천에 있는 박연묵교육박물관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평생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던 그 분은 80대로 연로하셨음에도 불구하고 교편을 잡으며 담임을 했던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의 얼굴을 간직하고 계셨다. 진정 이 시대의 사표임에 틀림이 없었다.





농사를 지으면 다 농부라 불러지지만 진정한 농부는 억지를 부리거나 욕심을 내지 않고 심을 때와 거둘 때를 알면서 햇볕과 비바람의 소중함에 감사하는 사람이다. 많은 사람들이 사업가로 돈을 벌고 싶어 하지만 실제로 사업에 성공하는 사람은 드물다. 돈을 많이 벌은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 아니라 돈의 흐름에 순응하는 사람이 진정 성공한 사업가이다. 정치인의 되려면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해야 한다. 그리고 그 사람들의 요구가 무엇인지를 알아차려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시류를 좇아가다가 잘 하면 3선으로, 아니면 초선으로 자신이 가졌던 지위를 잃게 되는데 얼마나 오래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후대에 남길 업적이 무엇인가?”가 중요할 것이다.





교사, 농부, 사업가, 정치인, 누구든지 간에 성공의 기준이 다 다르고 중요시 여기는 가치가 다 다르지만 사람 사는 세상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품격이다.





북한의 김정은은 아직 나이가 어려서 뭐라고 말 할 수 없는 망나니라고 치부하더라도 세계 초강대국의 대통령인 트럼프의 UN연설은 듣는 이를 불편하게 했다. 계속하여 핵실험과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지도자를 제거할 수도 없고, 북한을 UN의 회원국에서 빼버릴 수도 없고, 북한을 무력으로 초토화시켜 버릴 수도 없는 처지라 말 폭탄을 사용하였겠지만 말 폭탄으로 얻은 것이 무엇이었는지 잘 모르겠다.





상대가 약이 올라 무력도발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잘못된 계산이다. 전쟁은 북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겠지만 한국에도 엄청난 손실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음 같아서는 아예 선전포고를 하고 김정은 정권에 치명타를 가해 정권을 붕괴시키거나 교체하고 싶겠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있는 한 그것은 그리 합리적인 방법은 아닌 것 같다.





김정은이 하는 망언은 본디부터 근본이 잘못되었기에 왈가왈부할 바가 없지만, 미국 대통령의 언어폭력은 한반도의 긴장만 증폭시킬 뿐 별다른 의미가 없으므로 자제해야 할 것이다. 하필이면 북한의 망나니를 따라서 같이 욕하고 공갈치며 겁을 주는 것인지, 당사자들은 겁을 먹지 않을지 몰라도 이 곳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스트레스 받을 일이다.





국가의 지도자나 국민의 인격을 비유한 문구를 용비어천가 중에서 몇 자 옮겨 적는다.

根深之木風亦不?(근심지목풍역불올)

有灼其華有?其實(유작기화유분기실)

源遠之水旱亦不竭(원원지수한역불갈)

流斯爲川于海必達(류사위천우해필달)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위태롭지 않고, 꽃은 불타는 듯하고 열매가 많고 실하다.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흘러서 내를 이루어 바다에까지 반드시 도달한다.





언어는 그 사람의 인격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그 사회의 품격을 상징한다. 그래서 어린아이 때부터 고운 말, 좋은 말을 가르치고 배운다. 서로를 존중함으로 품격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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