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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재미있는 패션 상식 2 - 멜빵



홍정화 <전주기전대학 겸임교수 / 홍정화규방아트 대표>



하의를 고정시키기 위해 허리에다 매는 것이 벨트라면, 어깨에다 매는 것은 멜빵이다.




멜빵은 주로 남성들이 사용하는 것으로 처음 사용된 것은 18세기 영국인데 ‘거는 것’이라는 뜻에서 ‘서스펜더(Suspender)'라고 불려졌다. 이때는 바지에 쓰이는 용도가 아닌 양말을 고정하기 위해서 쓰였던 것이었다. 당시의 양말은 신축성이 없어서 서스펜더가 없이는 흘러내리기 때문에 양말 고정용으로 장딴지에 감아서 사용했다. 이것이 현대로 오면서 바지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고정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모습으로 변화된 것이다. 따라서 패션용어에서는 서스펜더라고 명칭하는데 멜빵이라는 표현은 우리나라에서만 통용되는 단어이다. 그렇다면 멜빵이라는 말은 어디에서 왔을까?





멜빵은 순우리말로 '멜'은 '메다(어깨에 걸치거나 올려놓다)'라고 할 때의 그 '멜'이다. '빵'의 의미는 분명하지는 않으나 '허리띠'의 방언적 표현인 '허리빵'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즉, ‘빵’은 '띠(帶, strap)'의 의미로 사용된 듯하다. 결과적으로 멜빵은 복식(服飾) 용어가 아니라 조선시대 지게에 달린 어깨끈을 가리키는 말인 '지게 멜빵'에서 나온 말이다. 이것이 서양의 서스펜더가 유래되면서 그 쓰임의 용도에 맞게 우리나라만의 표현으로 굳어진 것으로 보인다.





벨트와 멜빵은 함께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간혹 TV의 대중 스타들 중에는 이것을 묵인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유명 토크 쇼 진행자인 래리 킹이나 우리나라의 코미디언인 이용식도 벨트와 멜빵을 함께 한 패션을 선보인다. 이렇게 된 이유는 멜빵과 옷이 일체화되지 않았을 경우 보통 멜빵을 고정하는 집게를 그냥 바지나 치마의 허리단에 부착하게 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해당 부위가 쉽게 낡거나 찢어지며, 옷모양새가 비뚤어지기 때문에 벨트를 찬 후, 벨트에 멜빵의 집게를 물리게 되면 허리단의 손상이나 뒤틀림을 막을 수 있어서 벨트와 멜빵을 함께 착용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가죽벨트의 경우에는 벨트가 멜빵집게의 톱니에 손상을 입기 쉬워지므로 천을 사용한 벨트를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그러나 필자는 옷맵시를 위해서는 벨트와 멜빵을 함께 하지 않는 것을 권장한다.





멜빵은 최근 들어 복장이 간소해지면서 벨트에 비해 사용 빈도가 적은편이다. 하지만 미국과 영국에서는 아직도 가죽 등의 고급 재료로 만들어진 멜빵이 상류층이나 화이트 칼라의 상징으로 여겨진다고 한다. 고가에 판매되는 멜빵들을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멜빵바지라고 부르는 것이 있는데 대부분 단색의 면직물 또는 데님으로 만든 아동복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것으로 형태가 옷과 멜빵이 일체화된 것이다. 앞뒤모양을 보면 앞은 대부분 11자의 형태이고 뒤는 X자, Y자, 11자 등으로 다양하다. 이 멜빵바지는 패션용어에서는 가슴받이와 어깨끈이 함께 달린 옷의 형태라고 하여 그 명칭이 서스펜더 팬츠(Suender Pants), 오버롤즈(Overalls), 비브탑 팬츠(Bip Top Pants)라고 한다.





필자는 우리나라만의 표현방식인 멜빵이 어딘지 모르게 정감 있어 보이고 어렸을 때부터 자주 사용하던 단어이기 때문에 거부감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멜빵의 기원은 서양에서부터 온 것이므로 그 용어를 서스펜더라고 명칭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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