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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새싹 사료



박태일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농업연구관 / 농학박사>



우리나라 15년 기준 곡물자급률은 23.8%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최하위이다. 자급도가 낮은 가장 큰 원인은 가축사료의 곡물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매년 약 1천만 톤 이상의 곡물이 수입되어, 대략 2천만 톤 정도의 배합사료로 생산된 후  공급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축사료용 곡물의 수입은, 쌀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고기 소비의 증가가 자명하다면 계속 늘어날 것이다.




배합사료뿐만 아니라 섬유소 공급원인 조사료도 국가적 이슈가 되어 사료는 이제 제2의 식량으로 대두되었다. 따라서 이제는 배합사료도 수입 옥수수 일변도의 체계에서 탈피하여 국내에서 대단위 생산이 가능한 곡물의 사료화에 대한 재평가가 시급한 시점이다. 자원빈국인 우리나라에서 곡물은 남아서 걱정이고, 곡물자급률은 1/4이하 수준이라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여기에 보리를 이용한 사료시장에 혁신을 불러일으킬 희망이 있다. 바로 농업과 IT/BT(정보통신/생명공학) 신기술을 접목한 새싹사료의 등장이다.




새싹사료는 약 일주일 정도 물만 이용하여 보리 싹을 약 10cm 정도 길러 공급하는 사료로서 미네랄과 비타민이 풍부하다. 또한 섬유소 역할을 하는 싹과 뿌리에 있는 당화전분은 조사료와 농후사료의 장점을 동시에 가진 새로운 차원의 사료이다. 풀을 먹는 반추위 가축뿐만 아니라 돼지와 닭 같은 단위동물에게도 균형 있는 영양식 사료로써 적용이 가능하다. 새싹사료는 넓은 초지가 필요 없고, 날씨와 기후의 영향을 받지 않고도 신선하고 소화흡수율이 높은 사료를 연중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사료의 3대요소인 조단백이 20%, 조섬유가 11%, 대사기능에너지가 12MJ/kg(약2,900kcal)으로 나타났고, 다양한 종류의 무기질과 비타민이 함유되어 있었으며, 특히 지방의 70% 이상이 오메가-3 필수 지방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경제성에서도 사료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기본적으로 영양성분이 우수하고, 소화흡수율이 높아 생산량 증가에 따라 최대 50%까지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가축면역력이 향상된다. 치료목적이 아닌 항생제는 사료에 투여가 금지되어 있으므로 새싹사료에 함유된 항산화제는 가축의 면역체계를 향상시키는 친환경 항생제이다. 해마다 막대한 예산을 들이고 있는 구제역, AI와 같은 전염병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안전성이 검증된 국내산 곡물을 활용함으로써 해외로부터 들어오는 악성 전염병으로부터 사람과 가축을 원천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




또한 최근 축산에서 가장 취약한 분뇨 악취저감 효과에도 긍정적인 연구결과가 있어 고기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야기되는 축산의 여러 문제들을 사료개선을 통하여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더불어 축산업은 기본적으로 번식률이 높아야 소득증대가 되므로 경쟁력에서 중요한 요소가 되는데, 새싹사료에는 일반종자보다 100배 이상 높은 비타민 A가 함유되어 있어 임신율을 향상시키고 임신주기를 단축하는 효과가 있음이 여러 보고에서 입증되고 있다.    



 
무엇보다 새싹사료 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가장 중요한 기반은 곡물의 안정적인 공급이다. 이미 국내에서 생산되는 보리가 부족하여 수입 사료용 곡물의 물량증대를 부추겨 자급도만 더욱 낮추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보리는 12년부터 정부수매가 중단되면서 지역 특성화 사업의 소규모 단위로 산업화되어 사료용 전환은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여름철에는 식량인 벼를 생산하고, 겨울철에는 보리, 밀 등 겨울작물을 이용한 사료를 생산한다면 곡물자급률을 50% 이상 향상시킬 수 있다. 국내에서 사료용 벼, 사료용 옥수수, 청보리, 귀리, 트리티케일, 호밀, 총체밀 등의 품종개발 및 재배기술을 오랫동안 연구하여 노하우를 축적하여 온 국립식량과학원에서 식량과 사료를 동일시하는 대승적 차원의 위상을 정립할 때가 되었다.




세계 곡물시장의 가격변동에 직접 노출된 우리나라는 향후 곡물관련 제품의 가격안정을 예단하기는 어렵다. 공급 측면에서는 지구온난화 등으로 최근 세계적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고, 이러한 기상이변은 곡물생산량을 급격하게 감소시킬 수 있다. 고기가 식량이면 양질의 사료를 공급하기 위한 국내 원곡생산도 필수적이다. 겨울철 농경지를 활용하여 수입 사료곡물을 대체하고, 새싹사료를 통하여 보리를 생산하는 경종농가와 가축을 사양하는 축산농가가 친환경적으로 공존하는 중매자로 보리의 재평가를 제언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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