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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겨울을 지내기 위해



안준식 <고창소방서장>



선사시대에 인류는 자연 속에서 불이라는 강대한 에너지를 얻게 됨으로써 온난함과 조명을 취득하였고, 음식물을 조리하고 도구를 만들어냈으며 금속에 대한 지식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인간은 불의 덕택으로 자연의 준엄한 제약으로부터 비로소 해방되어 자연을 지배하기 시작하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문명사회를 구축할 수가 있었다. 불을 사용하면서 인류는 화재가 가장 무서운 재앙이라고 생각했고, 화재를 진압하기 위한 꾸준한 노력이 이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에 소방을 의미하는 ‘금화’라는 책무를 각 관아에 맡겼으며 조선시대에 화재진화를 전문으로 담당하는 ‘금화도감’을 설치했다. 이것이 우리나라 최초의 소방서이다. 이후 갑오경장 이후 경무청을 설치하고 1925년에 경성소방서를 설치했으며, 이후에도 여러 번 변화를 거쳐 2004년 소방방재청을 설립했고 국민안전처가 신설되면서 산하 기관으로 편입되기도 했다. 소방은 이렇게 많은 변화를 거쳐 올해 9.27일 드디어 독립기관인 소방청 개청식을 가졌다. 소방이 책임지는 막대한 책임과 의무, 역할을 생각해보면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이렇게 한걸음 나아가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볼 수 있다.





바람이 매서워 지고 입에선 입김이 나오고 아침, 저녁으론 쌀쌀한 날씨에 옷깃을 여민다. 가정, 회사, 학교 등에서는 보일러를 가동하고 난로를 지핀다. 바야흐로 화재를 예방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계절이 찾아온 것이다.





작년 고창군에서는 총 130여 차례의 크고 작은 화재가 발생하여 사상자 3명이 발생하였고 5억 6천만원  가량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고창에서 발생하는 화재는 대부분 일반주택과 축사에서 발생한다. 특히 겨울철 농촌에서는 화목보일러를 사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고창관내 화목보일러는 약 230여대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이유는 설치에 있어 특별한 제약이 없고 농촌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땔감을 주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화목보일러로 인한 화재는 대부분 인재로서 사용자가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다. 화목보일러 화재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용하기 전 화목보일러 주변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화목보일러 근처에 장작을 비롯한 가연물을 두지 않아야 하며, 연통을 주기적으로 청소하여 연통 내부의 타르를 제거해야만 연통 막힘으로 인한 폭발 및 축적된 타르로 인한 발화를 막을 수 있다.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화목보일러 근처에 소화기를 비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것이다. 초기 화재현장에서 소화기 한 대의 위력은 화재신고 후 도착한 소방차 한 대의 위력과 같기 때문이다.





또한 고창 화재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축사시설 화재는 노후화된 전기시설로 인해 화재위험가 많고, 특히 대부분 샌드위치 판넬 구조와 불에 타기 쉬운 가연성 물질이 많아 화재 발생 시 피해를 입는다.




노후화된 전시시설로 인한 합선 등으로 작은 불꽃으로도 큰불로 이어진다는 점을 명심하여 전문 업체 등에 의뢰하여 전선 교체 및 콘센트 정비 등 사전 점검이 임해야 한다.




그리고 축사 내 온풍기나 히터 등 전열기를 사용 시 용량과 규격에 맞게 사용해야 하며, 사용 중일 때는 항상 사람의 감시가 필요하고 앞서 언급했듯이 곳곳에 소화기를 필히 비치하여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작은 관심이 큰 화를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작은 관심을 단지 귀찮다는 이유로, 혹은 설마라는 마음으로 간과해 버린다. 이러한 안전 불감증은 필히 우리에게 크나큰 재앙으로 다가온다.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 사람이 죽은 후에 약을 짓는다는 뜻이다. 화재뿐 아니라 모든 안전사고는 사고 후 대처보다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미리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불이 우리에게 주는 따뜻함과 화재의 뜨거움은 한 끗 차이이다. 화기들을 꼼꼼히 점검하고 취급에 있어 안일한 태도를 버리고 안전 불감증을 떨쳐 뜨거움이 아닌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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