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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농업



박태일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농업연구관·농학박사>





최근 들어 회자되는 대표적인 키워드 중의 하나는 4차 산업혁명이 아닌가 한다.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으로 정의되는 전자정보통신기술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면서 실생활을 지배하게 된지 오래되었고, 이를 기반으로 다음 단계로 진화하는 과정이 4차 산업혁명이다.




'의식혁명'의 저자인 데이비드 홉킨스 박사는 인간의 의식세계를 거대한 데이터베이스에 비유하였다. 데이터베이스에 담고 있는 무한한 정보는 시공간을 초월하여 수평적으로 누구한테든지 주어질 수 있고, 한정된 개인의 의식세계를 넘어선다고 하였다. 그 동안 우리는 보통 보이는 것에 집착하며 보지 않고는 믿지 못하겠다는 결과론적인 물질에 초점을 맞추며 살아왔다. 그러나 보인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왔고 이제는 과학적 발달로 보이지 않는 공간을 유추하며 사는 사이버 세상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물론 과학적으로 전자시대의 소프트웨어 발달이 가져 온 결과로써 초자연적인 현상과는 차이가 있다. 변화의 속도도 기술의 축적과 융합이 예전의 간격보다 상대적으로 가속화되어 일상화 될 날이 가까워졌다. 과학이 발전하면서 인간의 의지는 물론 감정까지도 기계에 지배되는 거대한 변화는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새로운 변화와 함께 두려움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과 같이 능동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사이버 세상에서의 농업분야도 가상의 일들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농업계층간 양극화 될 전망이다. 정보통신이 주를 이루는 4차 산업혁명은 국가 또는 신분의 차별 없이 정보를 교환할 수 있으며, 거리와 공간을 초월한 평평하고 수평적 네트워크 관계이다. 농업기술도 과거에는 선진국들이 내놓은 길을 따라가는 지식의 모방이 대부분이라면 미래에는 빅데이터의 분석으로 새로운 방향을 예측하고 인공지능의 자동화 시스템 개발 등에 집중투자가 이루어질 것이다.




농업분야 굴지의 다국적 기업인 몬산토, 듀폰, 존 디어 등은 옥수수, 콩 등을 계약재배하고 있는 세계 전역의 농부들에게 빅데이터를 활용한 ‘처방식 재배(prescriptive planting)’를 보급하였다. 몬산토는 ‘필드스트립트’란 빅테이터 정보망을 제공하여 연간 200억 달러(약 21조원)의 증산을 기대하고 있으며, 듀폰은 인공위성에서 위치정보를 받아 밭을 경운하는 트랙터와 무인이앙기 등을 개발하였고, 존 디어사는 자사의 트랙터 및 콤바인 등의 농기계에 첨단센서 등 데이터 수집과 무선 전송이 가능하도록 첨단장비를 탑재한 제품을 개발하였다. 이미 우리나라도 스마트팜과 정밀농업기술 등을 통한 농업생산도 제4차 산업혁명 초기단계로 진입하였다고 볼 수 있으며,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이 결합하여 자율 운영되는 첨단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또한 컴퓨터가 인간의 지능적인 행동을 모방하는 인공지능을 갖춘 농업용 로봇은 농업생산과 가공, 유통, 소비 과정에서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스스로 제어하는 능력과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지능적인 시스템으로 최근에는 무인비행장치(드론), 농산물 선별 유통자동화, 시설원예, 축산자동화 시스템 등에 가장 많이 적용되고 있다. 농축수산분야 로봇시장은 2020년 191억불까지 급속하게 증가할 것이며, 그 대상은 대부분 제초, 방제, 수확작업 로봇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자율주행 트랙터와 콤바인, 잔디깍기 로봇, 온실 내 이동로봇이 선보이고 있다. 사물인터텟은 각종 생활전자제품 등의 사물에 인터넷을 연결하여 특정정보의 탐지를 통해 컨트롤러를 작동함으로써 최적의 정보를 제공하여 편리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농업분야는 온실 및 시설농업시스템 구축을 중심으로 정부주도하에 연구가 이루어졌고, 최근 스마트팜 재배환경과 생육계측을 기반으로 표준 복합 환경 제어 플렛폼 개발 및 상용화를 통한 농가수익 증대와 농산업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진행 중이다.
 


 
이러한 4차 산업시대의 도래에 따른 현재 국내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정부주도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도입초기에는 그렇더라도 농업뿐만 아니라 과학기술전반의 자양분은 국민적 호응도와 민간투자의 활성화가 필수적이다. 다행이 스마트폰이 없으면 생활할 수 없을 정도로 통신기술의 토대는 어느 정도 갖추어졌고 일상화 되었다지만 국내 4차 산업혁명의 기반기술은 시장성도 없고 아직 흉내 내기 수준이다. 미래성장 동력을 4차 산업혁명에서 찾아야 한다면 세부추진계획을 수립하여 컨트롤타워 구축과 농업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플랫폼 구축이 시급하다.




최근 스마트팜 산업의 확대와 함께 빅데이터를 활용한 생산량 및 작물품질의 향상이 가능하게 되었지만 반도체 산업과 같은 세계시장을 겨냥한 장비나 시설의 자동조절시스템 소프트웨어의 원천적인 농업기술개발에 치중하면 어떨지 고려해 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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