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여범 <용북중학교 국어교사, 문학박사, 문학평론가, 수필가>
‘말’의 소중함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 ‘말’이 긍정적일 때는 정말 발전적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반면, 이 ‘말’이 ‘상처’가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심지어는 가정에서 조차도 이 ‘말’을 신중하게 사용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하는 사례를 매스컴에서 접할 수 있다. '의인의 입은 생명의 샘이라도, 악인의 입은 독을 머금었느니라'(잠언 10:11)는 말씀처럼, 내가 무심코 던진 말이 ‘생명의 샘’인지, ‘독’인지를 고민하는 삶이 되어야 할 것이다.
사회의 어느 조직에서나 ‘갑’과 ‘을’ 또는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기본구조가 있다. 이 기본구조에는 정말 많은 ‘의인’이 있다. 자신을 희생하면서 ‘을’과, ‘못 가진 자’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힘쓰며, 조직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갑’과 ‘가진 자’들이 우리 주변에는 많다. 함께 어우러지는 공동체의 시작이다.
잠언 10장 21절에도 '의인의 입술은 여러 사람을 교육하나, 미련한 자는 지식이 없으므로 죽느니라'는 말씀이 있다. 여러 사람을 교육하고, 그들과 하나 되는 의인이 많다. 하지만, 자신의 이익과 목적 달성을 위해, 교만해지고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갑질’을 일삼는 경우도 허다하다. '의인의 입은 지혜를 내어도, 패역한 혀는 베임을 당할 것이니라'(잠언 10:31)는 말씀처럼, ‘패역한 혀’는 반드시 ‘베임’을 당해야 공정한 사회라 할 수 있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있다. 이 '말 한마디'가 가져다주는 기대치는 실로 엄청나다. 이 ‘말’의 출발점은 가정교육이다. 어린 시절부터 보고 자란 것이 얼마나 인격형성에 큰 영향을 끼치는 지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스마트한 시대, 이 실로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기’아니 ‘살아내기’ 위해서는 ‘말’이 소중하다. 진정한, 원활한 소통의 시작도 이 ‘말’이다. 상부하달식의 ‘갑’에 의한 명령식 대화의 시작인 ‘말’은 결코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할 것이다. 말에 관련한 대표적인 우리 속담으로는 다음과 같다.
‘혀 밑에 도끼가 있어 사람이 자신을 해치는 데 사용한다’(말이 재앙을 불러올 수 있음을 경계한 것이다.), ‘소에게 한 말은 사라져도 아내에게 한 말은 밖으로 새어나간다’(다른 사람에게 한 말은 반드시 새어나갈 수 있음을 경계한 것이다.), ‘안 땐 굴뚝에 어찌 연기가 나겠는가?’(근거도 없이 떠돌아다니는 비방일지라도 모두 원인이 있을 것이라는 뜻이다.), ‘말이 많은 집은 장맛도 나쁘다’(말만 화려하고 아름다운 사람은 실제로는 덕이 없다는 뜻이다.),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오고, 사람도 제 말하면 오는 법이다’(사람이 없는 곳에서 그 사람에 대해 함부로 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남의 잔치에 감 놔라 배 놔라 한다’(그 지위에 있지도 않으면서 함부로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직장의 경우도 그렇다. ‘등 돌리면 남이’라는 말이 그냥 있는 것은 아니다. ‘갑’의 일방적인‘말’은 ‘을’을 거쳐 자신에게 돌아오는 화살이다. 선생님이 학생에게 자신의 짜여 진 시나리오에 따라 움직이길 원한다면, 아이들은 불행할 것이 뻔하다. ‘대화’와 ‘소통’ 기다림이 그래서 필요한 것이다.
‘질문’이 만연한 가정과 직장, 인간관계가 형성된다면, 이 ‘말’의 오해에서 벗어나 긍정적인 마인드로 성장하는 시간들이 될 것이다. 일방적이고 준비된 ‘질문’이 아닌, 창의적이고 건설적인 대화로 ‘기다림’의 미학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말’이 ‘말’로 끝나지 않고, 부하직원을 불러 모아 다른 부하직원을 험담하는 아름답지 못하고 부끄러운 우리의 ‘말’ 문화는 진정 ‘불가능한 치유’로 남아야 하는가? 어려운 문제다. 답이 없는 현실이다.
‘외로움’으로 ‘고독사’가 만연한 쓸쓸한 이 시대에 ‘말’은 정말 어려운 잣대가 되었다. 과거보다 더 어려운 것이 ‘말’인 듯싶다. ‘말’없이 살아가는 것도 ‘고통’이다. ‘말’ 할 상대가 없는 것도 정말 어렵고 힘들다. 그렇다고 ‘말’을 쉽게 해서는 곤란하다.
자신의 주위를 둘러보자. 정말 쉽게 내던진 나의 경솔한 ‘말’이 ‘상처’가 되었을 그들을 위해 기도하자. 그리고 ‘경청’하는 습관을 가까이 하자. 혹여, 조직의 ‘리더’라면, ‘경청’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