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지 <전주시의회의장>
무술년(戊戌年) 새해, 계속되는 한파에도 내일에 대한 큰 희망과 설렘이 가득하다. 특히,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몇 해간 지속되어온 남북한 갈등이 해빙의 기운을 맞고 있는 등 앞으로의 도약과 발전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
올해는 한 가지 더 기대되는 일이 있다. 분권형 개헌을 통한 진정한 지방자치의 실현이다. 이는 강력한 지방분권국가를 통해 국가균형발전을 이루고 주민 스스로 지역의 주인이 될 수 있는 터전을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위대한 사상가인 맹자는 정치를 정의하기를‘백성과 더불어(與民)’라는 말 한마디로 집약하였다. 이것은 ‘백성을 위하여(爲民)’라는 말과 구분된다. 위민(爲民)이란 군주가 국가의 소유자임을 전제하고 있으나, 여민(與民)은 국가의 소유가 백성에게 있음을 인정하는 말이다. 이에 관련하여 맹자는 부연하였다.
“백성이 가장 귀하고 사직이 그 다음이요 임금이 가장 가볍다. 그러므로 뭇 백성의 마음을 얻는 자가 천자가 될 것이요, 천자의 신임을 얻는 자가 제후가 될 것이며, 제후의 신임을 얻는 자가 대부가 될 것이다. 제후가 무도하여 사직을 위태롭게 하면 어진 사람으로 바꾸고, 제물을 갖춰 제사를 지냈는데도 가뭄이나 홍수가 생기면 사직단을 바꾼다. 그러나 백성만은 바꿀 수 없다.”
이 말은 국가의 어떤 요소보다 중요한 것이 백성이라는 맹자의 생각이 잘 드러나 있다. 그러나 이것이 백성을 소중히 여기고 군주를 하찮게 여기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민심을 얻어야 도덕 정치의 상징으로서 천자가 된다는 뜻이며 통치자의 합법성은 백성의 지지 위에서 만들어진다는 뜻이다.
지난 한해 우리는 이러한 여민(與民)의 중요성을 그 어느 때보다 뼈저리게 느꼈다. 뜨거운 촛불의 물결로서 국가가 대통령이나 정부의 소유가 아니라 국민의 것임을 명확하게 천명한 것이다.
앞으로 다가올 지방자치시대는 지역의 주민으로서의 역할이 더욱 기대된다. 주민이 지역의 비전과 정책을 스스로 발굴·책정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으며 그 권한과 책임을 다해내는 지방분권국가가 가까워진 것이다. 그러나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진정한 지방자치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과 열정이 필요할 것이다.
전주시의회는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풀뿌리민주주의 성지로서 민의(民意)를 받들어 선진의정을 구현하고 주민이 진정한 주인이 되는 지역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전주가 가진 문화, 역사, 예술의 융합으로 창조적인 미래를 만들어 가기 위해 각 분야와 긴밀히 소통하고 연대하며 우리 지역만의 특별한 비전을 설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중심에 주민이 있다. 주민과 함께, 주민에 의한 전주를 향해 한걸음씩 나아갈 때 사회는 물론 개인의 삶까지도 변화시켜갈 수 있다고 믿는다.
전주시의회가 그 길의 든든한 동행자가 될 것을 다짐하며, 무술년(戊戌年), 주민과 더불어 날로 성장하는 전주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