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여범 <용북중학교 국어교사·문학박사·문학평론가·수필가>
무엇이든 다 읽지 말고 반쯤만 읽고 덮어두자
그리고 생각이 날 때마다
그걸 꺼내어 펼쳐 반쯤만 읽고 덮어두고,
또 생각이 못 견디게 일면
다시 꺼내어 반쯤만 읽다 덮어두고
아, 이렇게 살다 보니
꽃 같은 아내가 꽃 같이 남아 있고,
그 곁에서 가난은 견딜만하고,
잠시지만 병실 같은 방안을 벗어나
뜨락에 앉아 꽃구경을 하고 있는 착한 그녀가 고마워
나는 열심히 시중을 들고
무엇이든 다 읽지 말고 반쯤만 읽고 덮어 두자
사람의 행복이든 불행이든
잠시 뒤의 일은 모른 척하는 것
모르는 것은 모른 척 스쳐가는 것
위의 시에서 시인은 수미상관법(首尾相關法)을 사용하여 '무엇이든 다 읽지 말고 반쯤만 읽고 덮어 두자'고 반복의 효과를 통한 '모르는 것은 모른 척 스쳐가는 것'처럼 ‘지금은 시처럼 살 때’ 임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아, 이렇게 살다 보니 꽃 같은 아내가 꽃 같이 남아 있고'와 같이, 함께할 수 있는 아내와 함께라면, 그녀 곁에서 가난은 견딜만하며, 열심히 시중을 들고, 잠시 뒤에 벌어질 일들을 모르는 척 하며, 정말 한 편의 시처럼 살아가고자 하는 시인의 삶의 성찰을 만날 수 있다.
이상과 같이, 곽진구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 '꽃에게 보내는 엽신(葉信)'에서 우리가 만날 수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은 주어진 삶 속에서 거창하고 폼 나는 인생이 아닌 소소한 인생의 참 맛을 찾아가는 시인의 호흡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먼저 가버린 친구에게 보내는 엽신(葉信)과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하는 밀고 당기는 ‘사랑 만들기’에 있다.
곽진구 시인의 시든 뭐라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다. 그렇지만, 이 시를 읽는 독자가 ‘살아 있음’을 경험하며, 스스로 마음이 정화되고 시집을 접하고 읽으며, 시인이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발전적인 인생의 길을 안내하는 힘이 무엇인지? 공감할 수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사랑의 보편성과 역사성의 고장, 춘향골 남원을 대표하는 곽진구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 '꽃에게 보내는 엽신(葉信)', 인간과 문학사, 2014의 작품세계에 퐁당 빠져, 메마른 영혼의 갈증을 채워가는 ‘행복의 여정’에 동참하지 않으시렵니까?
사랑의 보편성과 역사가 사랑 숨쉬는 고장, 춘향골 남원을 대표하는 곽진구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 '꽃에게 보내는 엽신(葉信)'이 우리 곁에 다가왔다. 이 시집은 총 80편의 시를 독자에게 선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