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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 병해충, 미리 준비하면 피해 줄일 수 있다



홍성준 <농촌진흥청 농촌지원국 재해대응과 연구사>



최근 발생한 최강한파로 뉴스에는 날씨 소식이 빠지지 않는다. 아파트 베란다에 둔 세탁기가 얼어붙어 코인 빨래방이 때 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는 보도는 이번 한파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실감하게 한다. 




우리나라 겨울날씨는 사흘은 춥고 나흘은 따뜻하다는 삼한사온 현상으로 설명되곤 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 현상이 나타나면서 겨울에는 한파가, 봄에는 가뭄이, 여름에는 폭염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곡식이 여물어야 할 가을에는 잦은 비가 내려 농작물 수확을 어렵게 하고 있다.




 
지난해 날씨는 평년보다 고온 건조했다. 기온은 0.6℃정도 높았고, 강수량은 368.2mm정도 낮았다. 특히 벼 생육기인 6월부터 9월까지 강수량은 699.7mm로 평년보다 209.5mm정도 줄었다. 이러한 날씨는 아이러니하게도 벼에 발생하는 병해충의 활동을 낮추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전국 벼 병해충 발생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국 벼 병해충 총 발생면적은 290,057ha로 전년의 88%, 평년의 53% 수준이다. 최근 10년간의 기록과 비교해 보면 2017년은 병해충 발생면적이 가장 적었던 해이다.




 
‘미리 준비하면 근심이 없다’는 말처럼 벼 병해충 발생정보를 알고 있으면 병해충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 지난해 벼에 발생한 병해 가운데 발생면적이 가장 많았던 것은 잎집무늬마름병으로 전체 병해발생면적의 70%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깨씨무늬병, 잎도열병 순으로 발생이 높았다. 해충의 경우 애멸구 발생면적이 전체 해충 발생면적의 27.6%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혹명나방, 벼물바구미, 먹노린재, 흰등멸구 순으로 발생이 많았다.





애멸구, 벼멸구, 흰등멸구, 멸강나방, 혹명나방은 대부분 중국에서 기류를 타고 날아온 비래해충이다. 이들 5종의 비래해충 발생면적 비율을 모두 더하면 61.4%로 전체 해충 발생 면적 중 비래해충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특히 평년(과거 10년)과 비교했을 때 발생이 많았던 병해충은 애멸구(평년의 113%)와 멸강나방(평년의 136%), 그리고 최근에 계속해서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 먹노린재(평년의 269%) 등 3종이다. 이외에 키다리병, 세균벼알마름병, 이삭누룩병, 깨씨무늬병 등도 발생이 다소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2017년 병해충 발생현황의 특징을 정리하면 중국 등 외국에서 들어오는 비래해충 발생 증가와 평소 발생률이 적어 소홀하게 여겼던 먹노린재 등의 몇몇 병해충의 발생이 증가한 점을 들 수 있다.




 
병해충은 농산물의 품질을 떨어뜨리고, 생산량을 줄이는 등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는 요인이다. 뿐만 아니라 외래·돌발 병해충이 토착화되면 농작물 재배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농업활동은 힘들어 질 것이다. 더구나 현재와 같은 이상기후 현상이 지속될 경우,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병해충의 증가율은 더욱 커질 것이다. 이에 따라 정기적인 정밀예찰을 통해 병해충 발생 유무를 수시로 확인해 대비하고,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적기에 방제를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농촌진흥청은 병해충 예찰, 예측, 진단, 방제를 총괄하는 ‘국가농작물병해충관리시스템(NCPMS)’을 2011년부터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병해충 발생정보를 공유하고, 발생지역·시기를 예측하는 조기대응시스템을 구축해 농업인에게 병해충 발생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으로 멸구류를 자동 판별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병해충 무인 자동예찰을 시작했다.




 
병해충 예찰과 방제 시스템 개발, 병해충 관리기술을 확대 보급하는 것은 국가의 몫이다. 농업인은 병해충 방제를 위해 적용약제를 안전사용기준에 맞춰 사용하고, 방제적기 정보에 따라 적극적인 방제 활동에 나서야 한다. 병해충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예방하는 가장 첫걸음은 정부와 농업인의 유기적인 협력에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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