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재 <농촌진흥청 식량산업기술팀장>
쌀값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 정부의 다각적인 쌀값 안정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신호이다. 쌀값 상승으로 농업인들은 논에 타 작물 재배를 기피하거나 참여를 관망하면서 쌀 생산조정제 신청비율이 2월말 현재 10% 미만이다.
정부는 쌀 수급안정을 통한 지속가능한 쌀 산업 발전을 위해 올해부터 내년까지 2년간 한시적으로 쌀 생산조정제(논 타작물재배 지원사업)를 도입했다. 논에 벼 대신 다른 작물 재배를 유도해 쌀 과잉문제에 대응하고, 쌀을 제외한 타 작물의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함이다.
쌀 생산조정제 대상면적은 2018년 5만ha, 2019년 10만ha(기존 5만ha, 신규 5만ha)이다. 논에 벼 이외에 다른 작물을 재배하면 1ha당 평균 340만원을 지원한다. 다른 작물은 무·배추·고추·대파를 제외한 1년생 및 다년생 작물을 말한다. 콩·녹두·팥 등 두류작물을 재배하면 280만원, 일반·풋거름작물은 340만원, 조사료는 400만원을 지원한다. 쌀 생산조정제에 참여하려면 오는 4월 20일까지 읍·면·동 사무소에서 신청해야 한다.
농촌진흥청은 쌀 생산조정제의 성공을 위해 농업현장에 최적화되고 농업인들을 위한 식량산업 발전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첫째, 벼를 대체할 종자 확보이다. 논 타작물 재배 예상면적 사전조사에 따라 종자 소요량을 파악하고, 부족분에 대해서는 정부보급 종자뿐만 아니라, 자가보유 종자를 알선하여 종자를 구하지 못해 타 작물을 재배하지 못하는 농가가 없도록 사전 준비에 철저를 기하고 있다. 두류 종자는 정부보급종, 자가채종, 자율교환, 시중 구입 등으로 종자 확보가 가능하다. 조사료 종자 부족분은 NH무역, 낙농육우협회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대체 품목별로 재배 매뉴얼을 제작하여 새해농업인실용교육과 품목별 주산단지교육을 통해 매뉴얼 활용교육을 3월까지 실시할 계획이다.
둘째, 대체작물 판로 확보를 위한 지원이다. 콩은 정부가 사전에 수매가격을 예시하여 안정적으로 판매가 가능하지만, 다른 작물은 계약재배를 통해 판로를 확보해야 한다. 김제시 죽산콩영농조합은 지난해 논콩 600ha를 재배했지만, 올해는 1,000ha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따라서 농촌진흥청은 김제시청·농업기술센터·농협·농업전문가가 참여하는 거버넌스 체계구축을 지원해 농가별 컨설팅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셋째, 현재 58%대에 머물러 있는 밭농업 기계화율을 ‘22년까지 75%로 끌어올리기 위해서 밭농업 기계 개발과 현장보급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농업기술센터 내 농기계임대사업소가 밭 농업에 필요한 농기계를 구입해 필요한 농가에게 임대해주는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넷째, 논에서 밭작물 재배가 용이하도록 배수개선, 기계화, 작목별 재배매뉴얼 개발·보급, 현장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벼를 대체해 재배할 수 있는 다양한 재배 체계 모형을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 ‘쌀보리+콩’, ‘밀+팥’, 봄감자+콩 등 식량자급을 높이는 형태로 '식량작물+식량작물', '식량작물+조사료' 등 여러 가지 유형을 개발하여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조사료는 사료용벼·청보리·풋옥수수 등이다. 이러한 재배 모형에 따라 농가소득을 산출한 결과, 벼 1모작만 재배했을 때보다 1.5~3배 소득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쌀 생산조정제가 지자체와 농업인의 적극적인 협조로 성공적으로 정착해 벼 대신 타 작물 재배를 확대하면, 식량자급률을 높일 수 있다. 다만, 콩 등 한 두 가지 품목으로 쏠림 현상이 없도록 지역 특화작목 주산지 위주로 품목을 선정하여 지역농협과 계약 재배를 실시하는 노력도 수반되어야 한다.
전라북도는 우리나라 농업의 수도라 할 만큼 넓은 평야와 기름진 땅을 자랑한다. 또한, 재해가 적고, 경지정리와 기계화도 잘 되어있어 농사짓기가 편리하다. 농업인들이 쌀 생산조정제에 적극 참여한다면, 식량산업 발전의 한 획을 긋는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