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예진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양돈과 연구사>
국내 1인당 육류소비량은 2006년 33.6kg에서 2016년 49.5kg으로 10년간 약 16kg 증가했다. 육류소비량의 증가는 경제성장과 더불어 맛있는 것을 추구하는 인간의 욕구 때문이 아닐까 싶다.
고기는 영양학적으로 뛰어난 음식이다. 필수아미노산을 많이 가지고 있고, 미네랄과 비타민 공급원이며, 특히 비타민 B군이 풍부하다. 그러나 우리는 맛있고 영양분이 풍부한 고기를 먹으면서 삼겹살은 지방이 많으니 건강에 안 좋지 않을까? 살이 너무 찌지 않을까? 등 여러 걱정을 한다.
이러한 걱정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2015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일정량 이상의 적색육과 가공육의 섭취가 대장암 발생과 관련이 있다고 발표하여 가정 식단에서 적색육과 가공육을 자주 섭취하는 국민들의 걱정이 커진 바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세계보건기구의 이 같은 발표를 중대한 오류라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적색육 및 가공육과 대장암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정확한 기작(機作: 생물의 생리적인 작용을 일으키는 기본원리)이 밝혀진 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고기 자체가 인체에 위해한 것인 양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했다는 것이다.
고기 소비율 면에서 우리나라와 서양의 국가들은 차이가 크다. 독일은 1인당 1일 적색육 132g, 육가공품 82g을 소비하고, 우리나라는 1인당 1일 적색육 62g, 육가공품 6g을 소비한다. 앞선 자료에 따르면, 당연히 독일의 대장암 발생률이 높아야 하지만, 우리나라가 독일보다 더 높은 대장암 발생률을 보이고 있다.
한국식품연구원은 “나이가 들어 육류섭취량이 적으면 영양부족으로 혈관이 약해지는 탓에 오히려 당뇨와 고혈압, 심근경색 등 혈관 질환에 취약해질 수 있어 적당량의 육류섭취가 장수에 도움이 된다”고 전했으며, 일본 장수학자인 시바타 의학교수는 “세계 137개 나라 남성의 지방소비량과 평균수명과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하루 평균 100g의 동물성 지방을 섭취했을 때 가장 장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따라서 육류섭취와 대장암을 비롯한 질병과의 상관관계를 다시 재정립할 필요성이 있다.
둘째, 살에 대한 걱정이다. 한국인이 가장 즐겨먹는 삼겹살은 100g당 330kcal로 고칼로리 음식이며 지방이 상당히 많다. 따라서 지방이 많은 고기를 섭취하면 그대로 체내에 지방이 축적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우리 몸속에 지방이 축적되는 경로는 두 가지이다. 외부로부터 지방을 섭취해 각종 효소에 의한 분해·합성을 거치는 경우와 체내에서 지방이 아닌 다른 영양소로부터 지방산 신합성을 통해 지방 축적이 되는 경우이다. 그런데 후자에 의한 지방축적이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어 체내 지방축적의 주원인이 단순히 고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지난해 한 언론은 ‘지방의 누명’을 시리즈로 방영해 큰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식단의 50% 이상을 천연지방, 15% 정도를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것으로, 실제 실험에서 많은 사람들이 살이 빠졌으며, 인슐린과 콜레스테롤의 수치가 낮아지는 등 건강개선 효과를 거뒀다. 물론, 탄수화물을 끊고 지방 섭취를 늘려 체중을 감량하는 이 방법은 사람마다 체질 차이와 함께 케톤증의 위험이 있어 무조건 권유할 수 없다.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고기가 아닌 많은 양의 탄수화물을 줄일 필요가 있으며, 영양 균형을 고려한 식단조절과 함께 운동을 적당히 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고기 섭취는 암을 발생시키거나 비만이 되는 주원인이 아니며, 오히려 체내 필요한 영양소를 제공해 건강에 보탬이 된다.
이 글을 읽고 고기에 대해 혐오하고 오해했던 부분들이 풀리길 바라며, 불안한 마음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고기를 섭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