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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달



양해완 <시인·김제시 지평선축제 제전위원회 사무국장>



찬바람 부는
겨울
텅 비어 있는 논두렁 저편


 
저 혼자
야위어 가는 초승달을 보면
얼마나 추울까


 
똑바로 눈뜨고
바라보지 못하고


 
자꾸만
자꾸만
고개 숙이고
초승달 따라
가슴 저몄던 아련한 기억들


 
못 잊어 그리워하는 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먼 곳 거기
희망이 오기 때문입니다




 
( 해 설 )




그리움은 희망으로 치환된다.




비슷한 모양 같지만 초승달은 곧바로 보름달이 되고 그믐달은 초승달을 거쳐 보름달이 된다.




따라서 초승달은 기쁨과 희망으로 화려한 시작을 알리는데 비해 그믐달은 슬픔과 인내와 함께 한시대의 막을 내리는데 비유된다.




위 시에서도 자꾸만 고개 숙이며 초승달을 따라 가슴 저몄던 것은 먼 곳 거기 희망이 오기 때문이라고 했다.




심연에서 솟아나는 그리움을 어쩌지 못한 화자는 희망의 미학으로 해결해 보고자 시도한다. 그러한 시도로 화자는 그리움에서 공간적 거리를 확보하며 이루지 못했던 욕망들의 우수리마저 함께 현재의 자신에게 환상적인 추억으로 존재한다.




이는 마치 본능의 거대한 에너지 저장고의 힘으로 자아가 현실과 조응하며 자신의 미래에 대한 환상을 추구하는 일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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