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영 <작가·예원대객원교수>
7,80년대에 전라북도, 특히 전주에 살았던 사람들은 ‘팔복동’하면 전주제지, 삼양사, BYC 등 공장이 떠올려진다. 90년대 이후 산업의 변화에 따라 팔복동 공장 중 많은 곳이 문을 닫았다. 이러한 폐공장 지역에 예술가에게는 창작공간을, 시민들에게는 예술놀이터를 제공하는 팔복예술공장이 문을 열었다.
지난 3월 23일에 개관한 팔복예술공장은 5월 7일까지 두개 동의 건물이 4개의 section으로 나눠져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4개의 section으로 이뤄지는 전시는 1 section 커뮤니티, 2 section 창작, cell스튜디오, 3 section AA스쿨, 4 section 초대작가로 이뤄진다.
1 section에는 박은주 작가의 둥글게 가게가 있다.
팔복동에 위치해 있던 11.5평의 작은 공간에서는 기증자와 물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을 통하여 물건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물건의 가치를 뒤돌아보며, 기증물건의 역사와 기증받고자하는 사람을 기증자가 제시할 수 있는 재미가 묻어나는 곳이다.
건물과 건물을 연결하는 컨테이너 브릿지에는 안보미작가의 ‘미래생태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벽화작업이 있는데 이곳을 통과하면 아직 구조 변경의 손이 덜 타서 폐공장의 이미지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연출되어 그 자체만으로도 예술적인 모습을 갖고 있는 건물에서 팔복예술공장에 입주한 레지던시작가의 작품들과 3 section의 AA스쿨 작가들이 눈길을 끈다.
팔복예술공장(FoCA)의 '창작예술학교AA'는 조형예술가 전수천작가가 2005년 비제도권 예술교육의 형식을 제시하며 처음 시작하였던 대안미술학교 '비닐하우스 AA'의 실험의 실천을 잇고 있다.
이곳에서는 교육을 통해 가치의 전복을 통해 사물의 위치를 바꾸는 혁신을 꾀하는 것을 도모함과 동시에 신진예술가들의 창의성을 지원하고자 2017년 6월 8일부터 11월 25일까지 12주의 변화의 포뮬러를 새로움 속에서 대면토록 공부한 학생들이다.
작가들의 나이는 만 45세 이하로 중견작가 이하로 구성되어 있으며, 작가 개개인의 작품 이미지와 취향과 방향성, 의미성에 따라 2층 구석구석에 나눠져 있는 방을 작가 본인이 정해 전시하고 있다. 각 방에는 팔복동 주민의 변화모습 인터뷰와 작가가 작업하고 있는 웹툰영상, 기존에 했던 작업과정에서 팔복동을 연개해 좀 더 다른 작업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2층 맨 끝방, 천장이 다 허물어져 하늘이 보이는 방 한쪽 벽에 벽화가 그려져 있다.
작가는 자본주의의 계급 자와 자본가를 떠올리며 4개의 면에 개미벽화를 그렸다. 천장이 뚫여있어 비가 온 뒤 물에 비친 개미는 꼭 본질이 가려진 개미처럼 물에 튜영되어 또 다른 형상이 만들어졌다. 개미들은 자신은 보지 못하고 물에 비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으며, 맹목적으로 앞만 보고 기어가는 우리네 모습 같기도 했다.
벽화의 작품은 고급스러운 미술관 안에 존재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작업장과 전시장의 구분이 없는 개념으로 관람자에게 시사점을 주며, 다가간다.
팔복예술공장은 전주시가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산업단지 및 폐산업시설 문화재생 지원사업'에 선정돼 확보한 국비 25억 원을 포함한 총 50억 원을 들여 조성했다.
전주시와 팔복예술공장 운영을 맡은 전주문화재단은 이곳을 ‘동시대 예술의 실험과 창작을 통해 예술공원, 예술 공단을 만들고 더 나아가 시민이 즐거운 예술놀이터를 만든다’라는 비전아래 전주의 새로운 문화 중심지이로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한다.
중국베이징에도 폐공장에서 중국의 문화예술을 대표하는 지역으로 탈바꿈해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798예술구가 있다. 작가들이 저렴한 임대료를 찾아 모여 들었고, 큰 부지 안에서 자유로운 창작활동을 함으로써 좋은 작품들이 탄생되었다.
한편에서는 공장지대로 낙후되고, 한옥마을에서 먼 거리에 위치한 팔복동에 예술촌을 만들어 과다한 예산을 사용했다는 비판을 한다. 그러나 공장유치와 관공서유치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는 세계적인 흐름을 읽지 못하는 근시안적인 사고다.
‘글로벌 문화관공도시 전주’ 플랜에 맞게 전주의 후미지고 낙후된 지역들이 팔복예술공장과 같은 창의적인 문화공간으로 계속 탈바꿈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