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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오월이다!



박여범 <용북중학교 국어교사,·문학박사·문학평론가·수필가>







다시, 오월이다. ‘푸르름’의 절정인 오월이다. 무엇을 해도 다 이루어질 것 같은 오월이다.





마음 한 구석이 멍해지는 오월이다. 광주 5.18 묘지를 방문하고 싶은 오월이다. 민주화를 외치던 현장을 만나고 싶은 오월이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오월이다. 책을 꺼내 시라도 한 편 읽고 싶은 오월이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가 그리운 오월이다.





그렇다고 돌아갈 수 없는 오월, 그 오월이 다시 찾아왔다.




 
오월의 신록은 너무 신선하다.

녹색은 눈에도 좋고

상쾌하다.
 


젊은 날이 새롭다

육십두살된 나는

그래도 신록이 좋다.

가슴에 활기를 주기 때문이다.
 


나는 늙었지만

신록은 청춘이다.

청춘의 특권을 마음껏 발휘하라. (천상병, ‘오월의 신록’)
 




오월의 신록은 정말 신선하다. 마음의 편안함은 물론 활기를 불어넣기에 부족함이 없다.





시인은 이런 오월의 ‘신록’을 한 마디로 ‘청춘’이라 정의한다. 육십 두 살의 시인은 /나는 늙었지만/신록은 청춘이다/청춘의 특권을 마음껏 발휘하라/고 적고 있다.
 


 
오월은 우리네 ‘청춘’처럼 빠르게 지나가버린다.





신록의 눈부심과 청춘의 성장은 너무나 짧다. 군대 다녀오고, 취업준비 한다고 도서관에 앉아 있고, 술 한 잔 마시고, 데이트 한 번 하려다 보니, 오월의 ‘청춘’은 너무나 짧고 아쉽게 지나가 버린다.





아름답지만, 어딘지 모를 아쉬움으로 많은 것을 채우고 싶은 오월이다. 이 짧은 오월에, 과거를 발판 삼아 무엇을 채워가야 행복할까?




 
신선한 소낙비와 더불어 걸었던 고향의 골목길이 그리운 오월, 마음은 벌써 고향의 자그마한 오솔길을 걷고 있다. 그 오솔길의 끝에 먼저 하늘나라로 떠난 친구와의 기억들이 아픈 오월이다. 보리타작을 피해 물가로 뛰어들었던 철없던 15살의 오솔길이 더 아프고 아쉽게 다가온다.




 
그래도 오월은 오월이다. 그래도 오월은 신록이고, 청춘이고, 아픔이고, 성장통이다. 





오월의 신록은 너무 신선하다./녹색은 눈에도 좋고/상쾌하다./는 시구가 아니더라도, 청춘의 오월, 젊음의 오월, 녹색의 오월, 상쾌한 오월, 육십 두 살 시인의 오월, 먼저 간 친구의 오월, 그 모두의 오월은 새롭다. 그 모두의 청춘은 언제나 푸르다.
 


다시, 오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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